돈은 미래에셋으로, 수익은 삼성에서

올해 상반기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몰렸지만, 수익률에서 상위권을 나타낸 펀드는 삼성그룹 관련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증시가 급락했고 이 같은 조정과 동반해 KOSPI 지수 역시 연초이후 11.7%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KOSPI 지수의 하락으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했지만, 펀드시장의 설정규모는 확대됐다.

연초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14조7000억원,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11조원이 증가하면서 6월말 기준으로 주식형 펀드의 총 수탁고는 약 142조원(국내 81조1000억원, 해외 60조9000억원)에 이르렀다.

7일 Fn가이드가 집계한 상반기 펀드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 수탁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미래에셋운용의 대표펀드인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4 C-A'이다. 2007년 9월에 설정된 이 펀드는 연초이후 무려 1조2036억원이 증가했다.다음으로는 미래에셋운용의 또 다른 대표펀드인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 2Class A'으로, 연초이후 설정액이 7322억원 증가하면서 대표펀드로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슈로더운용의 대표펀드인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1'의 경우에도 순증가액만 2103억원이며 펀드 결산에 따른 재투자분까지 포함하면 총 증가액이 1조14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의 펀드를 선택했지만 수익률 면에서는 IT 및 삼성관련 펀드가 높았다.

올 상반기 원화약세로 삼성 SDI, 삼성테크윈, 삼성전자 등 국내 IT 기업들이 일본, 대만에 비해 가격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면서 수출경쟁력 강화에 따른 실적호조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IT업종을 대거 편입하고 있는 삼성그룹주 등 IT 관련 펀드들이 연초이후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삼성운용의 'KODEX반도체상장지수'가 연초이후 2.86%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국내주식형 펀드 중에서 1위의 수익률 나타냈고, 그 뒤를 이어 미래맵스운용의 '미래에셋TIGER SEMICON상장지수'가 2.44%, 우리CS운용의 'KOSEF IT ETF' 가 -0.51%를 기록했다.

또한 동양운용의 '동양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 1클래스A' 0.49%, 한국운용의 '한국삼성그룹주식형-자(A)' -3.78% 등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국내주식형 펀드의 연초이후 KOSPI 수익률(-12.12%)을 훨씬 웃돌며 상위를 차지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NH-CA라틴아메리카포르테주식C-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88%로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하나UBS Latin America주식자 1ClassA' 17.11%, 'KB브라질주식형자(Class-A)' 15.16%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테마 및 관련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했다.

정지영 Fn가이드 펀드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는 하반기에도 수급사정이 조기에 개선되기 어렵고 원유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에도 환율의 하락 여부, 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미국의 경기침체 지속과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정책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