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이코노미가 뜬다] 대체에너지 "석유 뒤는 내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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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보다 안전하고 풍요롭게 살기를 원하는 인간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처절한 도구 발명의 역사다. "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이 대체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려는 인류의 노력을 평가한 말이다. 도구를 발명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 왔으며 과학ㆍ기술은 산업 발전을,산업 발전은 문명 발전을 이끌어 왔다는 얘기다. 그동안 고유가 파동이 닥칠 때마다 제기되던 대체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은 실천 없는 구호로만 머물러 왔다. 하지만 최근 하이브리드카,태양광 발전,풍력 등 대체 에너지의 경쟁력이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보다 높아지면서 기술 개발과 상업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테마'로 뜨는 태양광ㆍ풍력 발전
석유가 고갈되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이런 화두(話頭)에 대한 답으로 태양광 발전과 풍력이 요즘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반도체 물질로 이뤄진 태양전지에서 태양 빛을 전기로 바꾸는 원리를 이용한다. 반도체 기술 발전과 함께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의 관건은 빛을 한 군데로 모을 수 있는 기술.기존 설비들은 효율이 20∼30%대에 그치고 있다. 40%대 이상의 효율성을 보장하는 반도체 소재들을 개발하는 데 기술력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과 대기업들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최근 건물 유리창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건물 일체형 투명 태양전지'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을 정도로 기술력은 한층 높아졌다.
이미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는 삼성,LG,현대중공업 등이 상업화 준비에 나서고 있으며 태양전지의 재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에는 동양제철화학,KCC 등이 뛰어들었다. 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및 LCD 장비 회사들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자연의 바람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풍력도 각광받는 대체에너지다. 평균 초속 4m 이상 바람이 부는 곳에 세워지는 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불기만 하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설치하기 쉬우며 비용이 싸다는 이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효성,두산중공업 등이 대표적인 풍력 발전설비 제조기업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풍력발전 시스템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효성은 지난해 750㎾와 2㎿급 풍력발전기 개발을 완료했으며 작년 연말부터 강원도 강릉 대기리에 풍력단지를 조성했다. 두산중공업도 대용량 해상풍력기를 만들고 있다.
◆수소ㆍ조력ㆍ지열 등도 각광
친환경차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하이브리드카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본격화하는 데 이어 2010년 연료전지차 시범 운행,2012년 연료전지차 양산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 쌍용차는 디젤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진행 중이다. '맹물 자동차'도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물에서 뽑아낸 수소를 연료로 해 움직이는 자동차 개발을 위해 국내 연구진들의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정부와 기업들은 5년여 전부터 초고온 가스 냉각로 개발에 본격 나섰다. 최근 에너지기술연구원 주도로 시간당 3ℓ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 수소 생산 공정도 도입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수소에너지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9월 GS칼텍스가 서울 신촌 연세대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세웠고,SK에너지도 작년 말부터 대덕기술원에 소형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물이 떨어지는 낙차 에너지를 이용하는 소수력과 바닷물의 썰물과 밀물을 이용하는 조력,지반에서 나오는 지열 에너지 등도 대체 에너지로 개발되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인 시화호조력발전소(25만4000㎾)에 이어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가 2012년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서해안은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 벨트로 거듭난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전남 진도군 울돌목 해상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시험 조류발전소 건설에 들어갔다. 이곳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조류가 빠른 곳이다. 올해 말부터 1000㎾의 청정 조류 에너지가 생산될 전망이다.
◆폐기물에서도 에너지가 꽃핀다
GS그룹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신ㆍ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 발굴과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아시아 클린 에너지(ACE) 펀드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함께 주도적으로 투자하고 공동 운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 쓰레기 등 폐기물 처리로 에너지를 일궈내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2000억원을 투입해 폐(廢)타이어를 원료로 쓸 수 있는 열병합발전소를 짓고 있다. 쌍용양회도 시멘트 공장에서 폐타이어,폐합성수지,폐유 등을 유연탄과 함께 연료로 사용해 연간 220억원의 유연탄 구입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사업 중 대부분이 대체 에너지와 관련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이 대체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려는 인류의 노력을 평가한 말이다. 도구를 발명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 왔으며 과학ㆍ기술은 산업 발전을,산업 발전은 문명 발전을 이끌어 왔다는 얘기다. 그동안 고유가 파동이 닥칠 때마다 제기되던 대체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은 실천 없는 구호로만 머물러 왔다. 하지만 최근 하이브리드카,태양광 발전,풍력 등 대체 에너지의 경쟁력이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보다 높아지면서 기술 개발과 상업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테마'로 뜨는 태양광ㆍ풍력 발전
석유가 고갈되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이런 화두(話頭)에 대한 답으로 태양광 발전과 풍력이 요즘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반도체 물질로 이뤄진 태양전지에서 태양 빛을 전기로 바꾸는 원리를 이용한다. 반도체 기술 발전과 함께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의 관건은 빛을 한 군데로 모을 수 있는 기술.기존 설비들은 효율이 20∼30%대에 그치고 있다. 40%대 이상의 효율성을 보장하는 반도체 소재들을 개발하는 데 기술력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과 대기업들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최근 건물 유리창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건물 일체형 투명 태양전지'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을 정도로 기술력은 한층 높아졌다.
이미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는 삼성,LG,현대중공업 등이 상업화 준비에 나서고 있으며 태양전지의 재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에는 동양제철화학,KCC 등이 뛰어들었다. 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및 LCD 장비 회사들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자연의 바람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풍력도 각광받는 대체에너지다. 평균 초속 4m 이상 바람이 부는 곳에 세워지는 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불기만 하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설치하기 쉬우며 비용이 싸다는 이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효성,두산중공업 등이 대표적인 풍력 발전설비 제조기업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풍력발전 시스템 연구개발을 진행해온 효성은 지난해 750㎾와 2㎿급 풍력발전기 개발을 완료했으며 작년 연말부터 강원도 강릉 대기리에 풍력단지를 조성했다. 두산중공업도 대용량 해상풍력기를 만들고 있다.
◆수소ㆍ조력ㆍ지열 등도 각광
친환경차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하이브리드카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본격화하는 데 이어 2010년 연료전지차 시범 운행,2012년 연료전지차 양산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 쌍용차는 디젤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진행 중이다. '맹물 자동차'도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물에서 뽑아낸 수소를 연료로 해 움직이는 자동차 개발을 위해 국내 연구진들의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정부와 기업들은 5년여 전부터 초고온 가스 냉각로 개발에 본격 나섰다. 최근 에너지기술연구원 주도로 시간당 3ℓ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 수소 생산 공정도 도입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수소에너지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9월 GS칼텍스가 서울 신촌 연세대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세웠고,SK에너지도 작년 말부터 대덕기술원에 소형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물이 떨어지는 낙차 에너지를 이용하는 소수력과 바닷물의 썰물과 밀물을 이용하는 조력,지반에서 나오는 지열 에너지 등도 대체 에너지로 개발되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인 시화호조력발전소(25만4000㎾)에 이어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가 2012년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서해안은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 벨트로 거듭난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전남 진도군 울돌목 해상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시험 조류발전소 건설에 들어갔다. 이곳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조류가 빠른 곳이다. 올해 말부터 1000㎾의 청정 조류 에너지가 생산될 전망이다.
◆폐기물에서도 에너지가 꽃핀다
GS그룹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신ㆍ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 발굴과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아시아 클린 에너지(ACE) 펀드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함께 주도적으로 투자하고 공동 운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 쓰레기 등 폐기물 처리로 에너지를 일궈내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2000억원을 투입해 폐(廢)타이어를 원료로 쓸 수 있는 열병합발전소를 짓고 있다. 쌍용양회도 시멘트 공장에서 폐타이어,폐합성수지,폐유 등을 유연탄과 함께 연료로 사용해 연간 220억원의 유연탄 구입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사업 중 대부분이 대체 에너지와 관련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