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한국의 타이슨 꿈꾼다"

닭고기를 기반으로 1990년 설립된 하림이 잇단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최대 축산 전문 그룹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닭.오리 고기에 이어 최근 축산.사료업체인 대상팜스코를 인수키로 결정,돼지고기와 사료 부문에서도 국내 점유율 1위로 떠오르게 됐고 농수산홈쇼핑을 통해 안정적 판매망까지 갖췄다. 하림은 늘어난 계열사를 관장할 그룹 경영지원실을 지난 2월 신설했다.


◆매출 2조원의 축산 전문 그룹
하림그룹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2조원으로 잡았다. 모기업인 하림이 지난해 361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선진(2648억원) 농수산홈쇼핑(2108억원) 제일사료.제일곡산.천하제일사료(3063억원) 등에다 대상팜스코(3537억원)까지 합치면 2조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설명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연간 매출이 40조원에 달하는 미국의 곡물.육류 메이저인 타이슨처럼 하림을 '글로벌 톱10 축산그룹'으로 키울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쇠고기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육류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 축산 전문 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하림은 M&A를 통해 분야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닭고기 시장 점유율은 하림(22%)과 기존 계열사인 올품(6%)에다 지난달 인수한 육계업체 한강씨엠을 포함하면 30%에 달하고 주원산오리는 오리고기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 돈육과 사료 시장에서도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인수한 선진의 '크린포크' 점유율이 2.6%로 업계 1위인 데다 대상팜스코의 '하이포크'(2.0%)까지 가세,2위인 농협 '목우촌'(2.3%)을 점유율에서 두 배가량 따돌리게 됐다. 지난해 제일사료 등 계열 사료 3사의 점유율은 5.5%로 카길-퓨리나(6.7%) CJ제일제당(5.54%)에 이어 3위였으나 대상팜스코 사료 부문(2.9%)을 추가하면 사료부문도 1위가 된다.


◆곡물가.AI 등 외생 변수에 취약
하림은 제일곡산 농수산홈쇼핑 등 자회사를 M&A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상팜스코 인수도 제일곡산이 대상팜스코 주식 1988만주(65.12%)를 인수하는 구조다. 업계에선 하림이 다양한 파이낸싱 기법으로 계열사를 늘려 온 이랜드와 유사한 확장 과정을 거쳐 '축산 분야의 이랜드'로 부르기도 한다.

하림은 주력인 축산과 사료가 조류 인플루엔자(AI),곡물가 급등 등 외생 변수에 취약하고 재무 구조도 다소 취약한 게 단점이다. 하림은 지난 1분기 영업 손실 2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 AI 직격탄을 맞아 손실폭이 더 확대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하림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그러나 하림 관계자는 "하림이 올 들어 고전하긴 했지만 선진 농수산홈쇼핑 등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