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독도ㆍ금강산 대응전략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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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단계적 대응수위 높여한ㆍ중ㆍ일 공동 교과서 추진
北태도따라 개성관광 중단 검토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독도 영유권 문제와 금강산 피살사건에 대해 전에 없이 '신속하고 분명한'입장을 내놨다. 전날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신 주재하려던 회의를 하루 미뤄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다. 그만큼 꼭 해야 할 말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우선 독도문제와 금강산 피살사건이 국내 정치권에서 정략적으로 이용되려는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치권이 이 문제들을 정략적으로 대응하면 결국 대한민국의 국론분열을 노리는 북한과 일본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국가적ㆍ초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근 인터넷에서 일본 언론보도를 인용,'독도 괴담'이 퍼지고,일부 정치권에서 이에 따른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하는 데 대해 현실적이고 애국적인 관점의 인식전환을 요구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발언에는 이에 조기 대처하지 않을 경우 가까스로 빠져나온 촛불정국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 교과서 공동집필 추진이 대통령은 그러나 두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의 경우 독도문제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차분함'이,금강산 피살사건은 단기적으로 양보 없는 강경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우선 일본교과서 독도 영유권 명기문제와 관련,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강경 대응을 전제하면서도 '장기적이고 전략적인'차분한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 이유를 "일본이 매우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독도를 국제분쟁 지역으로 만들려는 의도 아래 한 가지씩 차근 차근 (도발을)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응책으로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방안 △역사기록을 바꾸려는 일본의 시도를 국제활동 강화를 통해 저지하는 방안 △동북아역사재단 등의 연구활동 강화를 통해 일본의 허구적 영유권 주장을 깨나가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일이 벌어질 때마다 머리띠를 두르는 대응으로는 일본의 야욕을 꺾을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대응들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본이 화답할지 모르지만'이란 전제아래 궁극적으로 독일,프랑스,폴란드 3국이 역사 교과서를 공동 집필했던 것처럼 한ㆍ중ㆍ일 3국도 공동의 동북아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교육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대북,대응수위 높아질 수도
이 대통령은 금강산 피살사건과 관련해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와 재발방지대책,확실한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정부는 향후 추이에 따라 개성관광 중단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대북기조 전반의 변화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