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커맨더‥덩치 큰데도 강력한 가속력


지프 커맨더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크다'는 것이었다. 전통적으로 커다란 패밀리 카를 선호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에 딱 들어맞을 것 같았다. 앞뒤 길이가 4785㎜로 인기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4750㎜)보다도 길다. 지프 브랜드 최초의 3열 시트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우선 뒷좌석에 앉아 봤다. 2열 및 3열 좌석이 각각 바로 앞 좌석보다 약간씩 높게 설계됐다. 영화관처럼 뒷좌석 탑승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한 배려다. 차 지붕이 뒤로 갈수록 점차 높아지는 구조여서 뒷좌석에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부 인테리어에선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2열 천장에 10.2인치 LCD 모니터가 붙어 있고 양쪽으로 2개의 '커맨더 뷰'(선루프)가 설치됐다.

지프 커맨더의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거대한 항공 모함이 움직이듯 슬그머니 미끄러져 나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디젤 엔진인 V6 3.0 커먼레인 엔진을 탑재해 최고 218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 이 차는 출력보다 순간 가속력을 좌우하는 토크가 좋다. 최대 토크가 52㎏ㆍm(1600~2800rpm)에 달한다. 휘발유 엔진으로 치면 6000㏄급 차량이 낼 수 있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패밀리 카답게 안전 기능에 충실했다. 전 좌석에 사이드 커튼,에어백이 장착됐고 전자식 제동력 보조장치(BAS)와 4륜 브레이크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4-BTCS) 등도 탑재됐다. 2006년 미국 연방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의 전방 충돌 실험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한 배경이다. 주행 연비가 ℓ당 8.2㎞로 높지 않지만,무게가 2.2t이란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다. 다만 차고(1830㎜)가 워낙 높은 데다 뒷좌석 3열 시트 때문에 룸 미러를 통해 뒤에 따라오는 차를 확인할 수 없어 불편했다. 사이드 미러가 다소 큰 편이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차가 커 주차할 때도 주의가 필요했다. 중량이 많이 나가다 보니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맛이 떨어졌다. 가격은 6690만원.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