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ANZ' 주가 20년만에 최대 하락

호주 주요 금융회사들이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투자에 따른 손실과 기업 부실대출이 겹치면서 대규모 자산상각,이익전망치 하향,주가 급락의 '3각 파도'에 직면하고 있다.

호주 2위 은행인 호주ㆍ뉴질랜드은행(ANZ)은 28일 부실대출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하반기(4~9월)에 12억 호주달러(1호주달러=960원)에 이를 전망이며,오는 9월 말로 끝나는 2008 회계연도 순이익은 전년보다 25%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ANZ의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9억8000만 호주달러에 달했으며 연간으로는 약 22억 호주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따라 ANZ 주가는 이날 11% 하락,1987년 이후 2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 들어 ANZ 주가는 42% 떨어져 시드니 증시 하락률(22%)을 훨씬 웃돌았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에는 호주 최대 은행인 국립호주은행(NAB)이 미 모기지 상품 투자에 따른 손실로 총 8억3000만 호주달러의 자산을 상각키로 했다고 밝혀 시장이 들썩였다. 당초 상각액이 1억8100만 호주달러라고 밝혔으나 이를 5배 가까이 초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호주 경제가 원자재값 상승,기업 실적 호조,소비지출 증가,국내 투자 집중 등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 호주 투자자들이 금융부문의 건전성에 경계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8일 시드니 증시가 1% 하락할 때 웨스트팩은행,호주커먼웰스은행이 각각 8%와 5%씩 급락한 것도 이런 경계심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