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현금이 없다 … 대출금 60억弗 만기연장 못해

크라이슬러, 현금이 없다
최악의 판매 부진에 빠진 미국 자동차회사 크라이슬러가 이번에는 현금 부족사태에 봉착했다.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회사인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이 만기가 돌아온 60억달러의 대출금에 대해 채권단으로부터 만기 연장을 받지 못해 돈줄이 막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 20개 금융회사들이 만기가 도래한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의 대출금 300억달러 가운데 240억달러만 연장해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일부 채권 은행이 합의해주지 않아 60억달러의 대출에 대해서는 연장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리스나 할부금융으로 자동차 판매에 치중해온 크라이슬러는 고유가와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와 맞물려 직격탄을 맞게 됐다.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을 통한 할부금융과 리스 등으로 자동차 판매를 확대해온 영업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는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 판매가 극도로 부진,지난달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9만81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8% 급감하는 등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자동차 판매 감소는 기존의 리스차량 가격 하락을 부추겨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크라이슬러는 최근 리스영업을 전격 중단했으며,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도 리스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하고 나섰다.

크라이슬러는 대출비용 부담도 크게 높아졌다. 만기 연장된 대출금 규모가 축소된 데다 대출금리까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기 연장 조건으로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은 240억달러의 대출금에 대해 리보금리에 2.25%포인트를 더 얹어주게 됐다. 기존 1.1%포인트 가산금리보다 두 배 이상 부담이 커진 것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