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가업승계 A to Z] ③ 차세대 CEO를 길러라 ‥ 2세 경영인 리더십 교육시켜야

창업 1세대 최고경영자(CEO)들은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3M'을 흔히 꼽는다. 바로 인력(Manpower) 자금(Money) 마케팅(Marketing)이다. 기술과 벤처정신은 '기본'인 만큼 현실적으로 이 세 가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는 이유에서다. 가업을 잇는 2세 경영인들은 여기에 '1C'를 더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다. 직원들은 물론,창업세대인 부모나 임원진과의 의사소통에 애를 먹으면서 리더십의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조직 내 의사소통'과 같은 2세 경영인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는 '차세대 CEO 과정'이 최근 등장,주목받고 있다. 기업은행(은행장 윤용로)과 건국대학교(총장 오명)가 함께 국내에 처음 개설한 'KU-IBK 프로그램'이 그것.오명 건국대 총장을 비롯해 이대원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정인섭 벽산그룹 상무 등 국내 '톱 클래스'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실제 사례 분석과 토론을 통해 차세대 CEO에게 필요한 체계적인 교육을 석 달간(12주) 제공한다. 교육에는 가업승계를 위한 조직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신규 사업 진출전략,경제지표 이해와 사업환경 전망,M&A 기법 및 마케팅,특허활용 및 실무 등 CEO가 챙겨야 할 핵심분야도 망라돼 있어 곧바로 실무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


지난달 25일 1기 과정을 수료한 이충호 케이에스엠 대표(34)는 "가족기업인 삼성그룹의 기업문화와 조직관리 기법,마케팅 비결 등을 배울 수 있어 도움이 컸다"며 "수업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연구팀을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예지 비케이스틸 대리(28)는 "가족문화는 회사문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좋은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수업내용에 공감했다"며 "하루 1시간 아버지와의 토론과 주1회 가족회의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아버지인 신춘균 비케이스틸 대표(57)도 "맏딸이 수업을 통해 가족기업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며 "기회가 되면 함께 수업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기업은행과 건국대는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2기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글로벌 경제동향 및 투자금융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창업 CEO와 차세대 CEO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부모님 및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문종범 교수(벤처전문기술학과)는 "1기 수업 출석률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2세대들의 관심과 열의가 높았다"며 "24명인 정원을 2기부터는 40명 안팎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