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QM5 씨티 ‥ 변속충격 없고 주행소음 적고, SUV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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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과 고연비.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기는 힘든 법이다. 경유 차량은 연비가 좋지만 소음이 많은 편이고,휘발유 차량은 조용한 대신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5 씨티'는 SUV로는 드물게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SUV 휘발유 모델이라는 점 때문에 시승 전부터 '기대 반,우려 반'이었다. QM5 씨티를 일주일간 시승한 결과 SUV 모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부각됐다. 마치 중형 세단을 타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경유'를 포기한 대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연비가 ℓ당 10㎞ 수준으로 낮았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QM5 씨티는 정통 SUV보다 작아 크로스오버 느낌을 줬다. 길이가 4520㎜로 짧고,차고가 1695㎜로 낮은 편이다. 디자인만 놓고 보면,스타일리시한 도심형 SUV로 손색이 없다.
가장 큰 특징은 파노라마 선루프다. 국내 SUV 중 최초로 장착된 기능이다. QM5 광고에서처럼 차 안에 누워 태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붕유리가 넓다. 뒷좌석에서 확 트인 시야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파노라마 선루프 덕분이다. 열차단 유리로 돼 있다. 스티어링휠이 큰 편이라 운전하기에 편했다. 다만 스티어링휠 자체는 다소 가벼운 편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컨을 따로 조작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오디오가 있는 부분)의 별도 다이얼을 통해 개별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뒷좌석이 뒤로 충분히 눕혀졌다. 야외 나들이 때 적당할 것 같았다.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실내 공간은 4~5명이 여유있게 여행할 수 있을 정도다. 트렁크는 조개 모양의 크램셸 테일게이트다. 뒷문을 위아래로 동시에 열 수 있다. 활짝 열고 텐트까지 설치할 수 있다. 트렁크 아랫문은 성인이 앉아도 충분할 정도로 떠받치는 힘이 좋았다. ◆부드러운 가속력
가속페달을 밟으니 휘발유 모델답게 별 소음없이 미끄러져 나갔다. 주행 중 자주 속도를 바꿔봤는데,변속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무단변속기인 엑스트로닉 변속기 덕분이다. 운전석이 높지 않다면,중형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다. 다만 서스펜션은 조금 단단한 편이었다.
시속 150㎞ 정도까지는 무리없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다만 그 이상 속도에선 SUV 고유의 힘을 느낄 수 없었다. 최고 출력이 171마력이고 최대 토크가 23.4㎏·m이지만,3000~4000rpm 정도에서는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최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4000~6000rpm이 필요했다. 코너링은 동종 SUV보다 뛰어난 편이었다. 운전대가 가벼워서 손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었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스피드 리미터 등 주행을 위한 다양한 편의장치가 설치됐다.
◆연비와 가격은 아쉬워
QM5 씨티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연비였다. 공인 연비가 ℓ당 11.2㎞이지만,실제 도심에서 주행할 때는 10㎞ 안팎이 나왔다. 아무리 휘발유 모델이라지만,차체가 다소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않다. 다만 주행 상황에 따라 실제 연비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현재 연비' 기능을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어,'고연비 운전'에 도움을 준다. 기름을 넣을 때 주유소 직원들이 경유 차량으로 착각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QM5 씨티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LE25 플러스가 2460만원,RE25가 2710만원이다. 럭셔리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도심 여성들에게 잘 맞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