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하지정맥류 치료 골라서 하세요

다리는 하지근육과 하지정맥혈관 속의 판막이 심장과 비슷한 역할과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제2의 심장'이라 불린다. 즉 발끝까지 산소와 영양을 공급한 정맥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려면 다리근육이 혈관벽을 탄력있게 받춰줘야 하고 하지정맥의 판막이 혈액의 역류를 막아줘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다리 혈관에 이상이 생긴다면 심장의 부담 또한 커지게 마련이다.

하지정맥류는 노화로 하지근육이 약해지거나 젊더라도 교사나 서비스직처럼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판막이 헐거워져서 흔히 유발되는 질환이다. 다리의 혈관이 푸르스름해지며 쉽게 피로하고 쥐가 나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은 흉측한 겉모습 탓에 다리를 드러낼 수 없다는 점이다. 설령 겉으로 보기에 이상이 없어도 하지정맥류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자주 재발하게 된다. 방치할 경우 다리 밑에서 시작해 사타구니 안쪽 깊숙한 곳까지 이르는 대복재정맥 등의 상태가 정상적으로 복원되지 않아 심할 경우 그 영향이 심장까지 미친다. 하지정맥의 기능이 완전하지 못하면 하지에서 심장까지 혈액을 보낼 때 한번만 펌프질을 해도 될 심장이 두번 세번씩 뛰어야 하니까 결과적으로 심장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혈관 상태에 따라 시술법이 결정된다. 문제의 부위가 좁고 주로 바깥 쪽 혈관에 국한돼 있을 경우에는 혈관경화제 주사요법으로,심한 경우에는 혈관레이저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

경화요법은 혈관을 굳히는 경화제를 주사해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 속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마취할 필요가 없고 출혈이 생기지 않으며 흉터도 남지 않는다. 경증이면 한 두번 시술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으나 다소 심하면 한번에 20분 정도,2∼4주 간격으로 2∼4회 반복 시술해야 한다. 최근에는 초음파 검사기 덕택에 약물을 해당 부위에 보다 정확하게 주입할 수 있어 치료성적이 좋아졌다. 단 굵은 정맥류에 시행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땐 혈관레이저수술이 적합하다. 간단한 부분마취나 수면마취 후에 문제의 혈관에 레이저를 쏘아 태워없앤다. 경화요법과 마찬가지로 시술 후 흉터나 출혈의 부담이 거의 없다. 시술시간은 15∼20분 안팎.

정맥이 심하게 손상돼 구불구불한 혈관이 겉으로 확연히 드러난 경우에는 하지를 0.2∼0.5㎝ 절개해 문제의 정맥혈관을 빼내는 미세절제술을 병행해야 한다. 김재영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은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이 단순해 보여도 혈관의 구조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흉부외과나 혈관외과 의사들이 시술하는 게 숙련된 테크닉이나 수술 후 후유증 발생 최소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능숙한 의사라면 절제수술을 하지 않고도 레이저수술만으로 웬만한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주파로 혈관을 태워없애거나 드릴 달린 진공청소기처럼 혈관을 갈아내면서 빨아들이는 전동형 적출술도 시행된다. 고주파 치료는 온도가 80도에 불과해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요즘엔 1200도에 달하는 레이저로 단시간에 시술하는게 보통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