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d] 갈곳은 중동ㆍ아프리카?

[Fund] 갈곳은 중동ㆍ아프리카?
중동ㆍ아프리카 투자 펀드가 여전히 관심이다. 이 지역의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들 국가는 이미 확보한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의 연관성이 전 세계에서 가장 적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꼽힌다. 2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중동 투자 관련 펀드 자금은 2006년 300억달러에서 올해 600억달러 수준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투자 증가는 중동지역 국가들이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유가 하락세에도 내년 1분기 국제유가를 현재보다 높은 배럴당 148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UBS도 139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중동 지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30~40배에서 최근 12~20배로 신흥시장 평균(14배 수준)으로 낮아지며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쿠웨이트의 신용등급(S&P 기준)은 'AA-'로 우리나라(A)보다 높다.

또 나이지리아 케냐 모잠비크 보츠와나 가나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평균 6.9%로 1980년대 1세대 이머징마켓 중 하나로 떠올랐던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ㆍASEAN)에 견줄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펀드 전문가들은 중동ㆍ아프리카펀드에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지적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20일 기준) 중동ㆍ아프리카 주식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9%로,글로벌 이머징펀드(-7.9%)와 브릭스펀드(-9.3%)를 크게 앞질렀다. 다만 투자를 결정하기 앞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인 만큼 지역별 투자비중을 반드시 파악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중동ㆍ아프리카 펀드는 통상 EMEA(이머징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펀드와 MENA(중동ㆍ북아프리카) 펀드로 나뉜다. EMEA 펀드는 중동 아프리카뿐 아니라 동유럽 국가에도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EMEA 펀드의 중동지역 투자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러시아 주식을 30%가량 포함하고 있는 피델리티운용의 '피델리티EMEA'가 여기 속한다.

반면 MENA 펀드는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이 펀드는 이집트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등도 투자 대상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아라비안주식1'은 중동지역의 투자비중이 76%이며 24%는 아프리카 국가에 투자하고 있다. '기은SG프론티어중동'도 중동과 아프리카 비중이 81 대 19로 모든 자금을 중동과 아프리카에 넣고 있다.

중동 에너지 기업들이 대부분 비상장이어서 편입 주식이 모두 에너지 관련주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동 증시는 금융업 비중이 절반 정도로 가장 높다. 따라서 MENA 펀드도 금융주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 국가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흔치 않은 데다 지역별 섹터 비중도 달라 자신의 투자성향과 펀드 내용을 고려해 상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브릭스 펀드나 동유럽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중동지역에 좀 더 집중된 MENA 펀드를 선택하는 편이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후/강지연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