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리먼 위기설 차단 나섰다

3분기에도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리먼브러더스의 위기설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소문 진위 확인에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월가는 악성 루머를 차단하기 위해 FRB가 직접 나선 점에 주목하면서 노이버거 버만 등 자산운용담당 자회사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리먼이 실제로 상당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FRB가 지난달 크레디트스위스 그룹에 전화를 걸어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신용공여를 철회할 것이란 소문의 진위를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신용공여를 끊을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FRB의 이런 움직임은 금융회사들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채권의 부실에 따른 대규모 손실 및 상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근거 없는 악성 루머로부터 금융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행동에 나선 이후 악성 루머는 잠잠해졌지만 리먼브러더스는 3분기에도 20억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추가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리먼에서 모기지 유동화사업 부문을 이끈 테드 재뉼리스는 다음 달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또 리치 매키니 증권화상품 책임자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재뉼리스가 맡았던 사업 부문은 채권사업부로 통합된다. 회사를 수렁에 몰아넣은 사업부문 임원들이 책임을 지고 퇴직하는 것이다. 리처드 풀드 리먼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모기지 사업부문을 폐쇄하고 그곳에서 근무하던 25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인 라덴버그 탈만의 리처드 보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먼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