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株 조정장서 '질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들이 조정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등 해외 경쟁 업체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26일 현대차는 1.25% 오른 7만2700원에 장을 마쳐 이틀째 상승했다. 특히 기아차는 사흘 연속 오르며 1만3550원으로 마감해 지난 5월 중순의 연중 최고치(1만4350원)를 기록한 후 지난달 중순에 1만원 선까지 밀렸던 데서 뚜렷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2% 넘게 올랐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급등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달러당 10원 오를 때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1000억원과 6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차의 경우 상반기 평균 환율 990원은 연초 회사 측의 예상치(900원)보다 90원가량 높아 상반기 영업이익이 4500억원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면서 "현재 환율이 1090원 가까이 치솟은 만큼 하반기 환율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시장에서 경쟁 업체들에 비해 선전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대형차 비중이 높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은 수요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아 회사채 신용등급이 바닥권으로 떨어져 부도설까지 나오고 있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고유가를 겨냥,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앞세워 견조한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 비해 해외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임단협이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여기에 기아차는 포르테에 이어 오는 11월 쏘울이 출시되고 내년에도 3∼4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신차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많고 부채비율이 낮아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란 분석이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자사 시가총액의 10%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비율도 50∼60% 수준이어서 불안한 장세에서 안정성이 돋보이는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부품 업체여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원가절감 노력이 앞으로 강화되면 영업이익률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