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ㆍ위례 보상금 10兆 풀린다

서울 송파구 위례(송파) 지구와 경기도 화성 동탄2지구 등 수도권 남부지역 신도시 2곳에서 오는 10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0조원에 육박하는 토지 보상비가 풀린다. 이에 따라 이들 자금이 서울 강남권이나 용인ㆍ성남ㆍ수원 등 주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토지공사는 화성 동탄2신도시 토지보상 계획을 공고하고 공동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와 함께 다음 달 11일까지 주민 열람과 함께 이의 신청을 받는다고 28일 발표했다. 토공은 대상 토지 등에 대한 감정 평가를 거쳐 오는 12월부터 보상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보상 대상은 신도시에 편입되는 토지 1만5981필지,2232만2000㎡(675만여평)와 지난달 말까지 조사가 완료된 465개 공장 등 지장물 일체다. 동탄2신도시 토지 보상비는 8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달 고시된 개발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동탄2신도시 보상비(용지비)로 7조942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신도시 보상비로는 단일 규모로 역대 최고치다.

여기에다 10월부터 위례(송파) 신도시에서 지급될 보상비가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전체 용지비가 5조5800억원이지만 군 부대가 점유하고 있는 국ㆍ공유지를 빼면 보상비가 실제 지급되는 토지는 전체 면적의 26.9% 수준이다.

이처럼 동탄2신도시와 위례신도시의 보상비가 모두 9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8ㆍ21 부동산 대책'에 따른 규제 완화를 틈타 이들 자금이 부동산으로 재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추산대로 보상비 총액에서 차지하는 현금 보상비율을 80%라고 가정해도 땅 주인들의 통장에 입금되는 현금만 7조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토공,주공 등이 제시하는 보상 계획에 합의해 보상 계약(협의보상)을 맺는 땅 주인들에게는 계약 후 3개월이면 보상비가 전액 지급되는 만큼 내년 초부터 이들 자금이 시중에 풀릴 가능성이 크다.

토지 보상비가 주변 부동산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1억원이 넘는 금액은 채권으로 지급하지만 할인을 통해 곧바로 현금화가 가능해 상당한 자금이 신도시 인근 토지시장 등 부동산으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반면 이들 신도시 주변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변 대토 수요 등 반짝 장세 외에 수도권 남부지역 집값 등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