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의 실마리는 어디서? - 한국證

한국투자증권은 3일 최근 꼬인 국내 증시 상황의 해결을 위해서는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미국의 부실 금융기관 정상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 금융시장은 현재 ‘미국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글로벌 신용 경색 →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자금 유출 가속화 → 국내 외화자금 차입 여건의 악화 → 달러화 매수세 급증 → 원/달러 환율 및 금리 급등 → 자금 조달 비용 확대에 따른 기업 및 가계의 부실 가속화’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리스크에 봉착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미국 금융시장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실마리는 공적자금의 투입을 통한 부실 금융기관 정상화 과정에 있다고 봤다. 다만 이 문제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신용경색 리스크와 비달러화 자산에 투입됐던 유동성의 환수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시장을 짓누르고 잇는 악재의 관성에서 벗어난다면 밸류에이션과 경기부양책 측면에서 반등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수익가치 측면에서의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여전히 향후 실적 하향 조정에 대한 시장의 불신과, 금리 급등에 따른 주식의 상대적 매력저하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2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하향 조정됐던 기업실적의 추가하향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3분기 실적시즌 개막까지는 기업실적의 추가 조정보다는 지나치게 하락해 있는 가격 자체의 복원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봤다.

또한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는 그 동안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인플레 기대 심리 완화 측면과 더불어,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숨통을 트이게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시각이다.

그 동안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비자발적 긴축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지만, 물가 안정을 계기로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부양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면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는 인고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겠지만 무분별하게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