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감사원 '좋은 시어머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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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기 < 연세대 교수ㆍ경영학 >
정부는 지난달 모두 319개 공공기관 중에 79개 기관을 대상으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곧 제3차 선진화 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공공기관의 선진화란 쉽게 말해 선진국 수준의 경영효율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일전에 '경영이 나라경제를 살린다'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경영학회의 학술대회에서 공공부문 소프트웨어의 비효율성과 반생산성의 심각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공공기관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물적시설의 투자,인적자원의 개발,기술개발 등으로만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부분,즉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 공공부문의 개혁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보다 효율적이 되기 위해서는 민영화와 함께 감사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감사원 감사라고 하면 감사대상 기관의 잘못한 부분을 찾아 지적하고,이에 대해 시정조치하는 것이 주기능이라고 일반인들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잘못한 부분을 찾아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공공기관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발상으로 100억원을 벌려다 1억원을 손해봤을 경우,그 의도와 노력에 대한 칭찬은 없고,1억원을 손실 봤다는 이유로 문책한다면 어떤 조직이든 조금이라도 위험요소가 있으면 그 일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며칠 전 한 포럼에서 고위 공직자가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다 잘못됐을 경우엔 감사원 감사 때 감안해줘야 한다. 이제 감사원법도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말이다. 감사원이 잘못한 일을 찾아내서 지적하고 벌을 주는 일에 열중하면 할수록,이기적인 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행동양식은 복지부동이다. 이를 경영학에서는 '도덕적 해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20년간 무사고 운전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전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운전을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운전을 많이 하다 보면 법규를 위반하거나 사고를 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운전을 잘 한 것에 대한 보상은 없고 무사고 운전에 대한 보상만 있다면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방법은 아예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공무원의 본성이 잘못 됐기 때문이 아니라 공무원의 평가시스템이 복지부동을 장려하기 때문이다. 창의성 있는 사람을 키우기는커녕 위험회피자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선진화를 위해 이제 감사원의 감사 방식도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 도둑을 잡겠다는 심정으로 영수증을 대조하는 실사방식보다는 위반이나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스템 감사로 바뀌어야 한다. 나아가 잘한 것을 찾아내 상을 주고 벤치마킹하도록 공기업들에 확산시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에도 주목적을 두어야 한다. 질책보다 성공사례에 대한 보상과 칭찬으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까지도 담당해야 한다. 이제 감사원도 성공적인 공기업 경영을 도와주는 컨설팅회사로 변신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공시하는 재무정보의 신뢰성 확보는 공인회계사를 통한 분기별 감사제도 도입 등 외부감사를 지금보다 강화해 해결하면 된다. 감사원은 경영시스템에 대한 평가와 업무의 효율성을 평가하고 증진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사실 100원을 규정에 어긋나게 쓴 것을 찾아내기는 쉬워도 1만원을 잘 쓴 일을 평가해 칭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감사원은 이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이 무서워서 일을 하기 싫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공기업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사원도 변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모두 319개 공공기관 중에 79개 기관을 대상으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곧 제3차 선진화 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공공기관의 선진화란 쉽게 말해 선진국 수준의 경영효율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일전에 '경영이 나라경제를 살린다'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경영학회의 학술대회에서 공공부문 소프트웨어의 비효율성과 반생산성의 심각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공공기관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물적시설의 투자,인적자원의 개발,기술개발 등으로만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부분,즉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 공공부문의 개혁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보다 효율적이 되기 위해서는 민영화와 함께 감사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감사원 감사라고 하면 감사대상 기관의 잘못한 부분을 찾아 지적하고,이에 대해 시정조치하는 것이 주기능이라고 일반인들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잘못한 부분을 찾아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공공기관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발상으로 100억원을 벌려다 1억원을 손해봤을 경우,그 의도와 노력에 대한 칭찬은 없고,1억원을 손실 봤다는 이유로 문책한다면 어떤 조직이든 조금이라도 위험요소가 있으면 그 일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며칠 전 한 포럼에서 고위 공직자가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다 잘못됐을 경우엔 감사원 감사 때 감안해줘야 한다. 이제 감사원법도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말이다. 감사원이 잘못한 일을 찾아내서 지적하고 벌을 주는 일에 열중하면 할수록,이기적인 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행동양식은 복지부동이다. 이를 경영학에서는 '도덕적 해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20년간 무사고 운전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전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운전을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운전을 많이 하다 보면 법규를 위반하거나 사고를 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운전을 잘 한 것에 대한 보상은 없고 무사고 운전에 대한 보상만 있다면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방법은 아예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공무원의 본성이 잘못 됐기 때문이 아니라 공무원의 평가시스템이 복지부동을 장려하기 때문이다. 창의성 있는 사람을 키우기는커녕 위험회피자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선진화를 위해 이제 감사원의 감사 방식도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 도둑을 잡겠다는 심정으로 영수증을 대조하는 실사방식보다는 위반이나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스템 감사로 바뀌어야 한다. 나아가 잘한 것을 찾아내 상을 주고 벤치마킹하도록 공기업들에 확산시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에도 주목적을 두어야 한다. 질책보다 성공사례에 대한 보상과 칭찬으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역할까지도 담당해야 한다. 이제 감사원도 성공적인 공기업 경영을 도와주는 컨설팅회사로 변신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공시하는 재무정보의 신뢰성 확보는 공인회계사를 통한 분기별 감사제도 도입 등 외부감사를 지금보다 강화해 해결하면 된다. 감사원은 경영시스템에 대한 평가와 업무의 효율성을 평가하고 증진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사실 100원을 규정에 어긋나게 쓴 것을 찾아내기는 쉬워도 1만원을 잘 쓴 일을 평가해 칭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감사원은 이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이 무서워서 일을 하기 싫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공기업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사원도 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