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길진 칼럼] 좋게 만나려면 좋게 헤어져라

‘나는 왜 이렇게 운(運)이 없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사지가 멀쩡한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질 정도로 운이 없다’는 생각이 오히려 범부들의 인지상정일지 모른다.

운(運)은 움직인다고 해서 운이다. 현실은 과거의 과보이기 때문에 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의 포석을 잘 둔다면 미래엔 운을 잡을 수 있다. 또한 하기에 따라서 대출 받은 운을 적금 통장인 복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아무 운이나 움직일 수는 없다. 운도 운 나름이기 때문이다.사람에게는 세가지 운(運)이 있다. 천운(天運)은 하늘이 정해준 운으로 내 부모가 아무개라는 것 내 성별이 남자 혹은 여자라는 것 등 바꿀 수 없는 운을 말한다. 지운(地運)은 타고난 재능이다. 그림이나 연기 노래 등 타고난 재능은 지운이 결정한다. 아무리 천운과 지운을 잘 타고 났어도 마지막 인운(人運)에서 그르치면 삶이 힘들어진다. 인운은 사람 복을 말한다. 인생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으며 그 사람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됐는지 안됐는지는 인운으로 정해진다.

좋은 인연을 만나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될 수 있지만 나쁜 인연을 만나면 수 초 안에 인생의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정해진 운처럼 보이지만 다행히 인운은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 인운을 풍요롭게 가꾸기 위해서는 천운과 지운을 탓하거나 원망해서는 안 된다.

부모를 탓하고 시대를 탓하고 직장을 탓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다. 부모와 시대를 탓하는 것은 자신의 근본을 부정하는 것. 설사 시대와 부모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탓하지 말고 좋은 방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을 불평하고 욕하는 사람도 잘 될 수 없다. 무엇을 탓하기 시작하면 운이 오지 않는다. 얼굴에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에겐 운이 왔다가도 되돌아간다. 인운은 마지막 순간에 결정된다. 사람의 만남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이별의 순간에도 처음 만났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더 좋은 인운을 만나게 된다.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의 명장면은 단연 황태자와 케티의 이별장면.

케티는 황태자를 보내주며 무덤덤하게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합니다. 닫히는 문 사이로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케티는 문이 닫히자마자 눈물을 흘린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던 케티의 사랑에 관객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이들의 이별처럼 사람과 헤어질 때 원망과 미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선다면 더 좋은 인운이 찾아온다. 인연은 맺을 때도 중요하지만 접을 때도 중요하다. 상사나 직장동료 친구 애인과 안 좋게 끝나는 사람은 앞으로의 인운도 좋을 리 없다. 인운으로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끝을 잘 맺어야 한다. 회향(回向:스스로 쌓은 공덕이나 수행을 사람들이나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 돌리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이 큰 운을 받는다.(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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