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목격' 스트레스 장애 보상해야

교통사고를 목격한 아동에게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인정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D보험사가 박모씨 가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에서 보험회사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2000년 당시 8살이었던 박씨의 딸은 경주시 서악동의 한 도로에서 남편 차를 몰던 A씨의 승용차에 치여 골절상 등을 입은 뒤 실어증세와 수면장애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보여왔다. 특히 동생의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살 위의 언니도 함구증,수면장애,대인관계 기피 등 비슷한 정신질환 증세를 보였다.

그러자 박씨의 가족은 두 딸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 추가적인 보험금을 요구했지만 보험사 측은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험금을 지급했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점을 확인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합리적 이유없이 감정결과를 배척해 사고와 후유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인해서는 안된다"며 "언니는 동생이 갑자기 달려든 차에 치여 온 몸에 골절상 세군데를 입는 광경을 바로 옆에서 보는 등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