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투자 月 102만→96만원...삼성생명, 5000명 투자성향 1년 변화 조사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사람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다. 금융 상품에 대한 월 투자액이 지난해보다 평균 6만원가량 줄었고 안전한 금융 상품인 은행 예ㆍ적금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 라이프케어연구소는 8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25∼59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투자 성향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발표했다. ◆투자성향 안정으로 선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 상품에 대한 월 평균 투자액은 지난해 102만원(월 소득 대비 28.4%)에서 올해 96만원(월 소득 대비 26.6%)으로 5.8% 줄었다. 월 가구 수입이 600만원(세후) 이상인 고소득층은 투자액이 지난해 월 평균 229만원에서 올해 216만원으로 13만원 감소했다. 월 가구 수입이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경우 31만원에서 28만원으로 3만원가량 줄었다.

월 소득 중 얼마를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지를 보여주는 지갑 점유율(Wallet Share)도 마찬가지다. '30% 미만을 투자한다'는 비율이 60%에서 64%로 늘어난 반면 '50% 이상 투자한다'는 16%에서 13%로 줄었다. 투자 성향에서는 연 20∼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공격적ㆍ적극적' 성향의 응답자 비율이 32%로 1년 전에 비해 2%포인트 줄었다. 반면 기대수익률 15% 안팎인 '중립적' 성향은 24%,5∼15%의 수익을 기대하는 '보수적ㆍ안정적' 성향은 44%로 각각 1%포인트 늘었다. 삼성생명 라이프케어연구소 관계자는 "올 들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 투자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향은 고소득층보다는 투자 여력이 적은 저소득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공격적ㆍ적극적' 성향이 42%에서 40%로 줄고 '보수ㆍ안정적' 성향은 31%에서 33%로 바뀌었으나 저소득층에선 그 비율이 각각 29%→23%,51%→58%로 변화 폭이 더 컸다.

◆불안할 땐 예ㆍ적금이 최고보수화된 투자심리는 실제 가입하는 금융 상품에도 반영됐다. 어떤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은행 예ㆍ적금'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보험 28% △간접투자 16% △연금 14% △직접투자 6% 순이었다.

예ㆍ적금 상품을 택한 사람 중에선 장기주택마련저축(30%→28%)이나 목돈마련저축(36%→35%) 비율이 줄어든 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또는 수시입출금계좌(MMDA) 비율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29%로 크게 늘었다.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된 뒤 투자처를 결정하기 위해 단기로 운용하는 비중이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험상품 중에서는 암보험과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는 사람이 각각 3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상해(28%),종합건강(24%),저축(12%),의료실손(12%) 등의 순이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