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FO포럼] "불황기…무작정 비용감축보다 비효율적 요소 제거 기회로"


"막연한 공포감을 걷어내야 합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그에 따라 비용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7일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CFO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로 기업들이 내년 예산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재무적 관점의 비용 감축보다는 전략적 관점에서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고 경영의 속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불황 시대의 P&B(기획 및 예산수립)'를 주제로 칼 모라비츠 IBM 수석 컨설턴트,애쇽 배드거머 CAM-I 회장,김정호 삼성전자 상무,김일운 애크론 대학 교수 등이 강연을 맡았다.

배드거머 CAM-I 회장은 "위기 상황에 진입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의 재무제표를 앞에 두고 '이보다 몇 %를 줄이자'는 식의 비용 절감 목표를 세운 후 그에 따라 조직별 삭감액을 할당하는 방식을 쓴다"며 "하지만 효율적 P&B 전략을 수립하려면 수요·소비의식 조사→생산역량 평가→원가 및 재료·노무비 설정→가격설정→비용 계획 수립의 역순서를 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호 삼성전자 상무는 "금융위기 여파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데다 환율 상승세마저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단기적인 비용 감축보다는 중장기적인 자금흐름 확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개별 기업이나 사업부별로 예산을 운용하기보다는 본사,또는 해외 거점 지사가 재무적 권한을 갖고 주요 리스크도 떠맡는 식의 중앙 집중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재무적인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관리회계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CFO협회가 후원한 이날 포럼에는 100여명의 국내 기업 CFO(최고재무책임자)와 재무담당 부서장 등이 참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