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힘이다!] 세밀한 그림보면서 고사성어까지 익혀요

중국인 정통 만화 '진유동 삼국지'

중국에서 가장 큰 만화창작회사 '신계(新界)'의 설립자이자 '신중국만화'의 창시자인 진유동.그가 4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내놓은 《진유동 삼국지》(진유동 글,양소룡 그림,WISDOM)는 그동안의 삼국지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20권으로 기획된 《진유동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연의》를 바탕으로 한 데다 중국인에 의한 정통 만화 삼국지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세밀하고 윤곽이 뚜렷한 중국 전통 회화기법으로 묘사돼 있고 과감한 생략과 절제를 통해 극적인 스토리를 전개한다. 각 장에서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만화를 극화한 후 그 뒤에 해당 장의 줄거리를 붙이고,이를 통해 생각해 볼 사항들을 첨부했다. 해당 장과 관련한 고사성어도 설명하고 있다. 옛 사서의 편제를 따르면서도 인물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독특한 인물열전까지 수록했다.

현재 15권까지 번역된 이 시리즈의 영화적 기법도 눈길을 끈다. 회화 형식에 영화적 기법을 적용하면서 원작 정신에 충실한 실사 만화 형식을 따르고 있는 것.여기에 품격 있는 유머와 풍자를 녹여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