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우량주도 싼데" 개인 이탈

유가증권시장 반등…코스닥만 왜 속수무책
신용거래 많은 중소형주 반대매매 속출로 낙폭 키워

코스닥시장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스닥은 매수세 실종으로 260선까지 추락했다. 특히 신용거래가 많은 주식들은 주가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물량까지 쏟아지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장 막판 연기금이 대량 매수에 나서며 0.82% 반등했다. 이에 반해 코스닥지수는 5.60%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수급면에서는 가장 큰 버팀목이었던 개인투자자들이 사흘째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이날 코스닥에서 개인들은 270억원 가까운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1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대부분 대형주에 집중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우량주와 비우량주 모두 급락했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우량주로 갈아타는 것이 주가 회복 때 손실을 만회할 확률이 높다"며 "그동안 코스닥 종목을 선호했던 개인투자자들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유가증권시장 우량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규모는 지난 9월30일 1조3119억원에서 이날은 절반도 안 되는 6214억원으로 급감했다.

코스닥 내에서도 대형주 집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수가 5.6%나 빠졌지만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 중 하락한 종목은 SK브로드밴드와 태웅 등 2개에 그쳤다. NHN은 주가가 3% 상승하며 시가총액 비중이 14.4%까지 높아졌다. 시가총액 20위 기업들이 전체 코스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월 말 30%에서 이날 35%에 육박했다.

중소형주는 특히 신용거래가 많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이 급격히 줄었는데 이는 반대매매를 포함한 매도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프로그램 매매와 같은 안전판이 없는 코스닥시장은 이 매물만으로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9월 말 4400억원이 넘던 코스닥 신용잔액은 지난 24일 현재 3400억원 선으로 크게 줄었다. 이날도 신용잔액 2% 이상인 종목 중 좋은사람들 동우 카엘 등 50여개 종목이 동반 하한가를 기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