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변수따라 증시 '엎치락뒤치락'

쏟아지는 호·악재에 코스피 40P 출렁
조선·철강주, 中부양책에 초강세


국내 증시가 10일 쏟아지는 해외 호재·악재를 따라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만큼 불안하다는 얘기다. 코스피지수는 4조위안(약 800조원)에 이르는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장 초 116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가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라는 돌발 악재로 1120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하지만 피치의 조정이 '뒷북' 조치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확산되며 상승 반전에 성공,1160선까지 상승한 끝에17.97포인트(1.58%) 오른 1152.46에 장을 마쳤다.

특히 철강 조선 등 중국 관련주들이 '차이나판 뉴딜(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급등했다. 지난주부터 확산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감이 줄어든 데 따른 반응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제 경기 부양 정책의 실효성이나 시차를 감안할 때 주가 급등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편이다.

철강업 대표주인 포스코와 조선업 간판주인 현대중공업은 각각 3만2000원(9.67%),1만5000원(9.15%) 급등한 36만3000원,17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기계업종 대표주로 중국 내 굴착기 생산법인을 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대장주를 따라 업종 내 다른 종목들도 동반 급등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DSR제강 NI스틸 등이 상한가로 치솟으며 철강업종지수는 9.79%나 급등했다. 조선주 내 현대미포조선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한진중공업(6.19%) 삼성중공업(3.18%)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계업종지수도 두산그룹 쌍두마차 덕분에 10.55%나 뛰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 규모는 시장 예상치의 10배나 될 정도로 큰 규모"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 연착륙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내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5%포인트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어서 그동안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 중국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경기부양책은 국내 증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들어 수출 동향이 기업 실적은 물론 환율과 고용으로까지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며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일단 반길 만한 뉴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부양책이 중국 경기 둔화 속도를 완화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지난해와 같은 중국 관련주의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GDP가 8%대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경기 둔화폭을 줄여주는 정도"라며 "지난 8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온 터라 내년까지는 올해와 같은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주 센터장도 "1990년대 일본이 무역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재정정책을 썼지만 효과가 한시적이었다"며 "이를 감안할 때 중국 관련주가 시장 주도주가 될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이것이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추세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