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한파로 아시아 수출 급감" … 인도 지난달 15%ㆍ일본 9.9% '뚝'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과 유럽 시장이 위축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크게 둔화됐다. 미국발 경기침체 한파가 아시아 지역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인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이는 선진국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얼마나 빨리 글로벌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또 이 같은 수출둔화는 아시아 국가들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 감소했다. 수출이 줄어든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11월 실적도 25%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주요 수출 상대국의 수요가 급감한 데다 루피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값 폭등까지 겹친 탓이다. 인도의 수출이 줄어들자 골드만삭스는 인도의 올 회계연도(2008년4월∼2009년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5%에서 6.7%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실적 역시 악화됐다. 한국의 지난달 수출증가율은 13개월 만에 최저인 10%에 그쳤다. 또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감소했다. 일본은 지난달 1~20일 수출이 9.9% 줄었다.

둔화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지만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증가율은 19.2%로 전달(21.5%)보다 낮았다. 수출둔화가 지속되면서 내년 중국 성장률이 7.5%를 밑돌아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대만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만의 10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해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 본토와 홍콩으로의 수출이 19.9%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