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분계선 통과 엄격 제한"…핵시료채취 거부·직통전화 단절도

북한군은 다음 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차단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김영철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은 이날 남측 군당국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위임에 따라 오는 12월1일부터 1차적으로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차단하는 우리 군대의 실제적인 중대조치가 단행된다는 것을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말했다.

통지문은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부를 비롯한 남조선 괴뢰 당국의 반공화국 대결 소동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현 북남 관계가 전면 차단이라는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또 이날 핵 검증 문제와 관련해 시료채취 거부 입장을 발표했다.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핵 검증에 관한 북.미 간 합의 내용과 관련,"검증 방법은 현장 방문,문건 확인,기술자들과의 인터뷰로 한정된다"고 밝혀 시료채취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특히 지난달 초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방북 때 서면 합의된 검증 방법에 시료채취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판문점 적십자 연락대표부를 폐쇄하고 북한 측 대표를 철수시키며 판문점을 경유한 모든 남북 직통전화 통로를 단절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처럼 대남 압박을 위한 초강수를 들고 나옴에 따라 이들 조치가 현실화되면 남북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즉각 유감을 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