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탐구-부동산·미술품·회원권 시장] 집값대책 '백약이 무효', 내년 하반기 지나봐야…
입력
수정
부동산 시장 바닥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수도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를 대부분 해제한 '11ㆍ3대책' 등 굵직굵직한 부동산 규제완화정책을 연거푸 쏟아냈지만 시장에 온기가 돌기는 커녕 한파가 여전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으로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11ㆍ3대책'에 힘입어 이달 첫째주 하락세를 잠깐 멈췄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지난주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내린 일부 위헌 판결도 집값 하락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 시장의 바닥은 과연 어디일까.
◆집값 하락세 가팔라져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2006년 급등한 뒤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둔화됐고,하반기 들어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에는 31.11%가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1.84% 오르는 데 그쳤고,지난 7월에는 0.16% 떨어져 올 들어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8월에 0.09% 떨어지는 데 그쳐 하락세가 둔화되는가 싶더니 미국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한 9월(-0.19%)부터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지난달에는 1.50% 떨어졌고 이달 첫주에는 0.20%,지난주에는 0.17% 하락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서울 강남 3개구는 올 3월(-0.03%)부터 일찌감치 떨어져 지난달에는 2.58%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전국 집값도 7월(-0.03%)부터 줄곧 내림세다.
특히 정부의 규제 완화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모든 지역이 지난 7일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려 LTV(담보인정비율)가 집값의 40%에서 60%로 완화되고 DTI(연소득 대비 대출비율) 40% 규제도 없어졌는 데도 대출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얘기다. '11ㆍ3대책'에서 발표된 재건축 규제 완화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대책이 나온 주에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멈췄으나 후속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물 가격이 다시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아직은 부동산 바닥 신호 감지 안돼전문가들은 올 들어 집값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까진 부동산 시장이 바닥에 접근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집값 전망의 척도로 꼽히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급매물만 쌓이고 있다. 대출받아 집을 샀던 사람들이 높은 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한국공인중개소의 이용호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의 주인 중에는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무조건 빨리 팔아달라고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 전략 팀장은 "경기 침체로 수요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어 급매물도 사들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도 이렇다할 시그널이 나오지 않고있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 8월 82.5%에서 9월 79.8%,10월 78%,11월(12일 현재) 75.6%로 갈수록 내려가는 추세다. 경매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것은 그만큼 매수세가 약하다는 의미다.
◆내년 하반기 이후 바닥 확인될 듯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하반기는 돼야 부동산 바닥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올 상반기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꼽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부터는 대부분 비관론으로 돌아섰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영업본부 부동산팀장은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바닥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서울은 15%,강남은 20%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숙 지지옥션 사장도 "내년 하반기까지 서울은 5%,강남은 10%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년 이후에나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내년이나 2010년께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이후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2011년에나 진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를 바닥 시점으로 보는 견해도 일부 눈에 띈다. 그러나 이들도 바닥까지 5% 이상의 추가 하락을 전망했다.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사장은 "내년 상반기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바닥까지 10% 가량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창석 나비에셋 사장도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이 5% 가량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집값 하락세 가팔라져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2006년 급등한 뒤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둔화됐고,하반기 들어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에는 31.11%가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1.84% 오르는 데 그쳤고,지난 7월에는 0.16% 떨어져 올 들어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8월에 0.09% 떨어지는 데 그쳐 하락세가 둔화되는가 싶더니 미국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한 9월(-0.19%)부터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지난달에는 1.50% 떨어졌고 이달 첫주에는 0.20%,지난주에는 0.17% 하락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서울 강남 3개구는 올 3월(-0.03%)부터 일찌감치 떨어져 지난달에는 2.58%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전국 집값도 7월(-0.03%)부터 줄곧 내림세다.
특히 정부의 규제 완화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모든 지역이 지난 7일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려 LTV(담보인정비율)가 집값의 40%에서 60%로 완화되고 DTI(연소득 대비 대출비율) 40% 규제도 없어졌는 데도 대출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얘기다. '11ㆍ3대책'에서 발표된 재건축 규제 완화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대책이 나온 주에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멈췄으나 후속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물 가격이 다시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아직은 부동산 바닥 신호 감지 안돼전문가들은 올 들어 집값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까진 부동산 시장이 바닥에 접근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집값 전망의 척도로 꼽히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급매물만 쌓이고 있다. 대출받아 집을 샀던 사람들이 높은 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한국공인중개소의 이용호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의 주인 중에는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무조건 빨리 팔아달라고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 전략 팀장은 "경기 침체로 수요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어 급매물도 사들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도 이렇다할 시그널이 나오지 않고있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 8월 82.5%에서 9월 79.8%,10월 78%,11월(12일 현재) 75.6%로 갈수록 내려가는 추세다. 경매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것은 그만큼 매수세가 약하다는 의미다.
◆내년 하반기 이후 바닥 확인될 듯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하반기는 돼야 부동산 바닥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올 상반기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꼽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부터는 대부분 비관론으로 돌아섰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영업본부 부동산팀장은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바닥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서울은 15%,강남은 20%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숙 지지옥션 사장도 "내년 하반기까지 서울은 5%,강남은 10%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년 이후에나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내년이나 2010년께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이후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2011년에나 진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를 바닥 시점으로 보는 견해도 일부 눈에 띈다. 그러나 이들도 바닥까지 5% 이상의 추가 하락을 전망했다.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사장은 "내년 상반기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바닥까지 10% 가량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창석 나비에셋 사장도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이 5% 가량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