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장 표정] "조금만 더 오르면 정리할까 헸는데" … 망연자실
입력
수정
코스피지수가 한 달도 안 돼 다시 1000선 아래로 밀려난 20일 증권사 영업점 분위기는 말 그대로 을씨년스러웠다. 객장을 찾은 투자자들은 체념한 듯 한숨만 내쉬었고 지점 직원들도 이번엔 저점이 어디가 될지 모르겠다며 망연자실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대신증권 서울 여의도 지점을 방문한 한 투자자는 국내 증시가 8일 연속 하락하며 전 저점 근처까지 내려앉자 "이번엔 정말 500선까지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도 그렇고 정책도 그렇고 어느 것 하나 믿을 만한 구석이 없다"며 "조금만 더 반등하면 정리하려 했던 주식을 더 늦기 전에 손절매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자리를 떴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해외 증시 상황은 10월보다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국내 상황은 더 나빠져 희망을 가지기가 힘들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홍만 대신증권 마포지점장은 "경기 침체는 물론 현실화되기 시작한 기업들의 부도 위험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공포는 10월에 비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며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자 경제 시스템과 통제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등을 기대하며 손절매 타이밍을 저울질하던 투자자들도 다시 시작된 증시 급락에 자포자기한 모습이다. 배진묵 대우증권 도곡지점센터장은 "손대기 힘든 지경까지 망가진 해외 주식형펀드를 보유하고 있던 고객들의 경우 손실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반등 국면을 노리고 있지만 글로벌 증시가 찔끔 오른 뒤 다시 무너지자 그냥 허탈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높아진 변동성을 이용해 단기 매매에 나서는 움직임은 여전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도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때 16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며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가희정 한화증권 송도지점 과장은 "일부 고객이 올해 마지막 기회란 심정으로 주식 매수에 나섰고 기존 고객들도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연기금이 받쳐준다는 점을 믿고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코스피지수가 전 저점을 깨고 추가 하락할 경우엔 포기하는 투자자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지연/조재희 기자 serew@hankyung.com
이날 대신증권 서울 여의도 지점을 방문한 한 투자자는 국내 증시가 8일 연속 하락하며 전 저점 근처까지 내려앉자 "이번엔 정말 500선까지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도 그렇고 정책도 그렇고 어느 것 하나 믿을 만한 구석이 없다"며 "조금만 더 반등하면 정리하려 했던 주식을 더 늦기 전에 손절매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자리를 떴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해외 증시 상황은 10월보다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국내 상황은 더 나빠져 희망을 가지기가 힘들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홍만 대신증권 마포지점장은 "경기 침체는 물론 현실화되기 시작한 기업들의 부도 위험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공포는 10월에 비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며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자 경제 시스템과 통제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등을 기대하며 손절매 타이밍을 저울질하던 투자자들도 다시 시작된 증시 급락에 자포자기한 모습이다. 배진묵 대우증권 도곡지점센터장은 "손대기 힘든 지경까지 망가진 해외 주식형펀드를 보유하고 있던 고객들의 경우 손실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반등 국면을 노리고 있지만 글로벌 증시가 찔끔 오른 뒤 다시 무너지자 그냥 허탈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높아진 변동성을 이용해 단기 매매에 나서는 움직임은 여전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도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때 16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이며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가희정 한화증권 송도지점 과장은 "일부 고객이 올해 마지막 기회란 심정으로 주식 매수에 나섰고 기존 고객들도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연기금이 받쳐준다는 점을 믿고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코스피지수가 전 저점을 깨고 추가 하락할 경우엔 포기하는 투자자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지연/조재희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