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펀드운용 스타일은… '허리'서 매수… '정점' 친뒤 매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특징은 회사 규정으로 정해진 시스템에 따른 철저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요약된다. 박현주 회장이나 구재상 사장 또는 펀드매니저 개인의 혜안보다는 '공동 운용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58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만큼 수익률 관리를 위해 '투자전략위원회'를 운영한다. 이 위원회에는 구 사장과 리서치본부장 및 본부장급 이상 펀드매니저 등이 참여해 운용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결정한다. 각 펀드매니저는 편입 종목의 70% 이상을 이 위원회에서 선정한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이지만 이들의 권한은 결코 다른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보다 많지 않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전략위원회 중심의 운영 체계는 운용의 연속성과 포트폴리오의 일관성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규모 포트폴리오 변경이 의미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투자 스타일은 '무릎 위'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것이 아닌 '허리'에서 사서 '머리 끝'까지 갔다가 내려올 때 파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미래에셋이 한 달 새 4.45%와 3.86%의 지분을 각각 정리한 일부 종목의 경우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