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2.9%, "불황대책 시행하고 있거나 마련 중"

경비절감, 임금삭감·동결, 인적구조조정
기업 절반, 아직 내년 사업계획 수립 못해

기업 10곳 중 7곳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등 불황에 맞서기 위한 각종 대책을 시행 중이거나 마련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8일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이 회사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과 함께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직장인 2062명을 대상으로 '재직 중인 기업의 불황대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2.9%가 "불황대책을 시행하고 있거나 마련중"('이미 시행 중' 27.1%, '대책 마련 중' 45.8%)이라고 답했다.
'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7.1%로,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경기침체나 불황으로 인한 회사의 위기감이 어느 정도로 크냐는 질문에 '매우 크다' 19.2%, '다소 크다' 40.1%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이 59.3%에 달했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28.0%였으며 '다소 적다' 9.5%, '매우 적다' 3.2%등으로 나타났다.

실제 불황 대책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복수응답), 응답자의 25.9%가 '(전등소등, 일회용품 사용금지 등의)경비절감'이라고 답했다. '임금삭감 또는 동결' 25.5%, '(감원, 정리해고, 사업부문 조정·해체 등의) 인적구조조정' 23.6%도 비슷한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감산 등에 따른 직원 휴가 시행' 10.9%, '(생산라인 폐쇄·축소 등) 물적 구조조정' 9.6%, '(사옥, 공장 등) 부동산 또는 시설 매각 또는 이전' 3.4% 등의 순이다.기업규모별로 경비절감 대책과 인적구조조정은 공통적으로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직원휴가 시행을, 중견·중소기업은 임금삭감, 동결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위기상황임을 자각하고 경기침체와 불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의 경제위기 때문에 기업의 내년 사업계획 수립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시점 현재 내년 사업계획을 세운 상태인지 물어본 결과, 절반 가까이(47.1%)가 아직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도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했었는지 물어본 결과, 68.0%는 '아니다'라고 응답해 기업 대대수에게서 올해에만 유독 사업계획이 지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연되고 있는 이유로는 40.8%가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의도적으로 사업계획을 지연하고 있어서'라고 답했으며 이어 '내년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갈피를 잡고 있지 못해서' 38.4%, '나빠진 올해 실적 결산 때문에' 16.9% 등의 이유가 이어졌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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