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 지속될 듯

OPEC감산이후 유가전망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7일 하루 220만배럴의 감산을 결정했지만 국제유가의 하락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유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우선 OPEC 회원국들이 수출액 감소를 각오하고 감산에 동참할지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 9월의 경우 생산쿼터를 준수하는 방식으로 50만배럴 감산을 결의했지만 OPEC은 여전히 쿼터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윈 틴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 수석전략가는 "OPEC이 생산쿼터를 준수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전까지는 시장이 OPEC 결정의 실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OPEC이 실제 감산에 나서더라도 원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재고가 늘어나는 상황이라서 유가 방향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일본 뉴엣지그룹의 켄 하센가와 원자재파생상품 매니저는 "세계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빨리 줄어들고 있다"며 "OPEC이 결정한 감산량이 예상보다 큰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유가를 지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가 3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 수요가 198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바이오 연료와 에너지 절약형 차량 증가 덕분에 2030년까지 미국 석유 소비가 거의 제자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하락 기조가 굳어지면서 내년 국제유가 전망 역시 낮아지고 있다. 올 연말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던 골드만삭스는 최근 내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80달러에서 45달러로 낮췄다. 1분기에는 30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에너지부는 내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51달러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OPEC이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감산에 나설 경우 유가가 반등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