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대기업 증자 쉽게 해준다

자본시장 통한 자금지원 확대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주식.채권 등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지원 확대방안을 마련했다. 금융위는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증시안정펀드 운용 △주식발행 여건 개선 △장기 회사채펀드의 편입 채권 확대 △MMF(머니마켓펀드)의 편입 채권 확대 △기업어음 전자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증시안정펀드는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등 4개 기관이 공동 조성한 펀드로 내년 3월까지 총 5150억원을 주식과 채권매입에 투입하게 된다. 매월 균등한 금액으로 주식 80%,채권 20%의 비율로 매수한다.

또 대기업 일부를 '잘 알려진 기업'(WKSI)으로 지정해 공시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괄신고서 제도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주식발행 여건을 개선해줄 방침이다. 시장에서 신뢰가 높은 기업엔 일괄신고서에 의한 간편한 증자를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채권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세제혜택을 주는 장기 회사채펀드의 수요 증가를 위해 장기 회사채펀드에 회사채 외에 카드채 등 금융채 편입을 늘릴 수 있도록 운용회사의 자율성을 확대해줄 방침이다. 또 MMF에 몰리는 자금이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MMF에 대해 금융기관 예치(CD 포함) 한도를 한시적으로 설정할 계획이다. MMF는 금융시장 불안을 피해 초단기 자금이 몰리면서 전체 잔액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90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이와 함께 CP를 전자화한 새로운 금융상품인 '단기사채'를 도입해 단기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신속한 자금조달이라는 CP의 장점은 살리고 배서 양도 분할이 불가능한 단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