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정규직 보호제도 너무 선진적"

李노동, 사용제한기간 연장필요성 강조 … 고용지우너금 신청은 급증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18일 "비정규직법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최첨단의 보호 수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지방노동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경제 규모가 그 정도 법을 갖추기엔 따라가지 못한다.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현행 비정규직 보호장치가 국내 경제 여건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선진적인 제도라고 진단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제한 기간 연장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내년 7월 106만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교체될 수 있다"며 "고용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당장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근로자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제한 기간이 대거 만료되는 내년 7월 전까지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 문제는 가장 안타까운 일이고 마음이 급하지만 기업은 다른 근로자로 대체할 수 있어서 그렇게 절실하지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장관이 언제라고 일정을 잡을 수는 없지만 늦어도 (내년) 2,3월쯤에는 법 개정이 이뤄져야 원만하게 해결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또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노동시장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의 노사문화로는 기업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노사가 완전히 새로운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결과 전체적으로 노동쟁의가 과거보다 불법 양상이 감소했다고 생각한다"며 "노사문제에 대해 노사 당사자가 해결하려는 자율적 해결 의지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또 내년 고용위기를 대비해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확충 방안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실업급여 지급 자격이 없었던 비자발적 실업자에 대해서도 사실상 취직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는 실업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지급 대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면한 것은 경제위기"라며 "위기를 당장 극복하는 데만 급급해 처방하기보다는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를 벗어났을 때 선진국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과 관련,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느는 데 대해선 "지방을 다녀보면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 문의가 엄청나게 들어와 이달 들어 10일간 문의가 지난 1년간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