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 1년새 47만명 급감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IMF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청약저축,청약예.부금 등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달 말 현재 총 643만2151명으로 2007년 말(691만1994명)보다 47만9843명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1년간 85만6943명이 감소했던 199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998년 최저점을 찍은 이후 각종 청약 관련 규제 완화로 큰 폭으로 늘었으며 경기도 판교신도시 분양 시점인 2006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2007년 들어 청약가점제가 시행되고 지방 분양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가입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장 종류별로 분석한 결과 청약예금의 감소폭(-26만8817명)이 가장 컸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로 가격이 비싼 중.대형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 비중이 감소하면서 효용가치가 크게 떨어진 청약부금도 23만7332명 줄었다.

보금자리 주택 등 공영개발 확대로 상대적으로 청약 기회가 늘어난 청약저축의 경우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9월까지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1만6683명이 감소한 266만5208명을 기록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과거 청약통장은 당첨만 되면 큰 시세차익을 볼 수 있어 가정마다 내집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해 기존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데다 분양가는 오히려 7.6% 상승하면서 청약통장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