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로 끝나는 해에 대변혁…올해도 이어질까 관심

지난 100년의 세계 역사를 돌아보면 '9'로 끝나는 연도에 큰 변혁이 많이 일어났다. 상식과 가치관을 뒤집는 시대의 전기는 2009년에도 만들어질지 모른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선정한 지난 20세기 시대 흐름을 바꿔놓았던 네 번의 '9년도'와 '그때 그 사건'을 정리한다.

첫 번째는 1929년 세계 대공황이다. 그해 10월2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선 주가가 대폭락했다. 막대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암흑의 목요일'이었다. 이를 계기로 세계 곳곳에 형성돼 있던 거품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세계경제는 최악의 동시 불황에 빠졌다. 두 번째는 1969년 인터넷 원형의 등장이다. 그해 10월 미 국방부는 컴퓨터 네트워크인 '아파넷(ARPANET)'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스탠퍼드대와 UCLA는 연구정보 등 데이터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지금 널리 쓰이고 있는 인터넷의 원형이다. 인터넷의 등장이 세계 산업 및 생활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건 물론이다.

세 번째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다. 그해 11월9일 동독 정부가 갑자기 시민들의 자유로운 출국을 허용하면서 동서 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같은 해 12월3일 지중해의 몰타섬에서 미국과 옛 소련 정상이 만나 냉전 종결을 선언했다. 이때부터 세계 각국 간 사람 물건 돈이 마음껏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화가 가속화됐다. 베를린 장벽 붕괴는 1990년 서독과 동독의 통일,1991년 소련의 해체를 부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은 1999년 유로의 탄생이다. 그해 1월1일부터 유럽 각국은 단일통화로 '유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에 의한 정치체제 통합 시도에 이어 통화ㆍ금융정책의 통합을 겨냥한 것이었다. 현재 비공식 참가국을 포함해 유로를 주된 통화로 사용하는 국가는 40개국을 넘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