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울지마…”손수건을 건내는 남편의 속사정 ‘눈물 흘림증’

1월이다. 평균 영하5도에서 영하10도가 오락 가락하는 겨울 중 가장 추운 계절이다. 따라서 바깥 날씨와 실내 온도 차이는 크게 벌어지게 된다. 이럴 때면 인체는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되기 마련이다. 안과 질환 역시 마찬가지다. “여보 울지마”남편이 아내에게 손수건을 전한다. 슬퍼서 우는 눈물 때문이 아니다. 이유는 실내에서 추운 바깥으로 나가면 줄줄줄 눈물이 흐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실내에서도 눈물이 눈 밖으로 흘러서 자주 닦아 줘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안과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눈물 흘림증 이라’ 한다. 이는 눈물길이 내려가는 경로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발생하는 것. 이에 따라 한양대 구리병원 눈물길 클리닉 안과 이윤정교수에게 겨울철에 많이 나타나는 눈물길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눈물길이 막히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게 될까 최근 안과를 방문한 김0춘(가명, 72세) 할머니는 평소에도 눈물이 자주 흘렀으나 “늙어서 그런 거겠지’,“찬바람이 불어서 그런거겠지”라고 생각하며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다가 수년이 흘렀다. 어느날, 한쪽 눈이 충혈되고, 눈꼽이 심하게 끼고,눈과 코 사이에 위치한 눈물주머니가 벌겋에 부어오르면서 고름이 차고 심한 통증이 생긴 후에야 안과를 방문하였다. 이 경우 응급으로 피부를 절개하고 고름주머니를 열어서 고름을 제거한 후 전신적 항생제를 투여 한 후 눈물주머니와 코 안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고서야 그 동안 지긋지긋했던 눈물 흘림증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눈물 흘림증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할 수도 있다. 이0미(가명,45세) 주부는 외출시 화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주루룩 흘러서 안과를 방문했다. 안과 검사를 받은 후 눈물길이 부분적으로 막힌 경우로 진단받았다. 이러한 경우는 실리콘관을 눈물길에 삽입해 기존의 눈물길을 넓혀주는 간단한 시술을 받을 수 있다.입원하지 않고 당일 수술, 당일 귀가가 가능하며 국소 마취 하에 코 내시경을 보면서 수술이 가능하여 환자도 만족하였다. 눈물 흘림증은 신생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원래 눈물길은 코안쪽의 뼈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코쪽으로 개구되는데 신생아의 약 16.5%에서는 이 아래쪽부분이 막혀셔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눈물주머니가 있는 눈의 안쪽을 자주 마사지 해주고 눈꼽이 심한 경우 항생제 물약을 점안하면서 생후 1년까지 기다려 보면 많은 수에서 자연 개통되는 것을 볼수 있다. 눈물분비 자체가 많아지거나 코 눈물관이 막혀 발생 왜 찬바람이 불면 눈물이 더 많이 나는 걸까 쉽게 예를 들어보자. 우리 눈에는 상수도 역할을 하는 눈물샘이라는 것이 있어서 여기서 눈물이 생성이 되고 하수도에 해당하는 눈물 구멍이 각 눈마다 2개씩 있어서 이를 통해 눈물이 배출되게 된다. 평소에는 상수도와 하수도의 균형이 맞아서 바깥으로 눈물흘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찬바람이 불게 되면 이 균형이 깨지면서 눈물의 반사적인 분비량이 많아지게 되고 배출량을 초과하게 되면 눈물이 바깥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눈물의 반사가 많아지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 평소 눈물이 우리 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눈물은 마치 기계의 윤활유와 같아서 10초마다 깜박이는 우리 눈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고 외부와 경계되는 막을 형성하여 각종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외부 이물을 씻어 내려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눈물 막이 부족하게 되면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찬바람과 같은 외부자극에 대해 민감해져서, 온도 차이나 찬바람 같은 자극을 받게 되면 반사적인 눈물이 많이 나오게 되로 이로 인해 눈물 흘림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미 하수도에 해당하는 눈물 구멍과 눈물길이 좁아져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균형이 쉽게 깨지게 되므로 겨울만 되면 눈물흘림이 심해지게 된다. 그러므로 겨울만 되면 손수건 없이 외출이 어려운 사람들은 한번 안과 외래를 방문하여서 눈물길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대로 눈물흘림은 눈물분비 자체가 많아져서 생기는 경우와 눈물이 빠져 나가는 길, 즉 코 눈물관이 막혀서 고이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눈물분비 증가는 눈물 막이 건강하지 못해서 검은 눈동자를 외부자극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하여 반사적으로 눈물이 나오는 경우로서 ‘안구 건조증’에 해당되며 오히려 인공누액 이나 항염 증제를 점안하는 치료를 한다. 진정한 의미의 눈물 흘림증에 해당되는 경우는 코 눈물관이 막히는 경우로 그 빈도를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발생하며 주로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으나 요즘에는 청장년층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성에게 많은 것으로 보아 여성호르몬의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며 해부학적으로 여성들의 눈물길이 남자들것보다 더 좁고 길어서 잘 막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물길이 좁아지면 마치 하수도 구멍이 막힌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 눈물이 고이거나 흐르고 눈이 침침해진다. 눈물을 자꾸 닦아내다 보면, 눈꺼풀 주위가 헐거나 빨개지고 심한 경우 눈물주머니에 고름이 차서 눈 주위와 얼굴까지 염증이 퍼져 응급 수술 및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그 외 눈물길 막힘의 원인으로 드물게는 눈물길주변에 종양이 생겼거나 눈물길 내에 돌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시술 전에 이에 대한 감별 검사가 꼭 필요하다. 또한 신생아에게도 눈물길 폐쇄가 있을 수 있다. 아기가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눈물관이 막혔거나 눈썹이 눈을 찔러서 생길 수 있으며 각각의 원인에 따라 치료가 틀려진다. 신생아 일부는 코 눈물관의 끝이 막혀서 태어나게 되는데 누낭 마사지 등을 통해 90%정도가 생후 1년 내에 개통되지만 일부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럼 안과에서는 어떤 검사를 하게 될까 먼저 눈물 흘림증에 대한 검사는 세극 등 검사 및 눈물막 안정성 검사를 통해 환자의 증상이 눈물생성 과다인지 눈물길 막힘인지를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다. 다음으로 눈물점, 눈물소관, 코 눈물관 검사를 하여 어느 부분에서 막혀있는지를 검사한다. 이때 특수 주사기를 꽂아서 식염수가 코 속으로 나오는지 확인하거나 탐침자를 이용하여 어느 부분이 막혀있는지를 확인한다. 막힌 부분에 따라서 수술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검사이다. 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점안한 후 시행하는 핵 의학 검사는 자연스런 눈물배출 경로를 보여주어 해부학적인 눈물길 폐쇄와 기능적 눈물길 폐쇄를 감별하는 데 좋은 검사이며 눈물 주머니뼈 및 코 속 구조를 볼 수 있는 컴퓨터 단층 촬영은 코 속의 종양 및 이상을 시술 전에 알 수 있는 좋은 검사이다. 눈물 흘림증-치료가 가능하다. 눈물 흘림증은 나이 및 증상별로 치료법이 달라진다. 우선, 생후 6개월 이전의 아기에게 시행하는 방법으로는 코쪽의 누낭을 마사지해서 눈물길을 소통하는 방법인 누낭 마사지를 사용한다. 이 방법으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생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의 아기에게는 ‘탐침자’라는 것을 이용해서 눈물길의 막힌 곳까지 뚫어주는 시술을 한다. 또한 눈물길이 많이 좁아져 있거나 눈물점 폐쇄가 동반된 경우는 눈물점 절개 및 실리콘관 삽입술을 시행한다. 이 시술은 국소마취로 코 눈물관 입구 부분인 눈물점을 절개하거나 코 내시경을 보면서 실리콘관을 눈물길에 삽입해 코 속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이다. 실리콘관은 3~6개월 정도 유지했다가 외래에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코 눈물관이 완전히 막혔거나 실리콘관 삽입술이 실패한 경우에는 코 속의 눈물뼈를 일부 제거하고 눈물주머니와 코 속을 연결한 후 연결부위에 실리콘 관을 삽입하는 누낭비강 연결술을 시행한다. 역시 실리콘 관은 3~6개월 정도 유지시킨 후 외래에서 간단하게 제거한다. 만약 검사에서 눈물길이 기능적 폐쇄거나 부분 막힘으로 진단받게 되면 기존에 있는 눈물길에 실리콘관을 삽입하는 것 만을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러 항상 손수건을 손에 달고 살면서도 그냥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병이 그러하듯 조기에 발견과 치료가 이루어지면, 일상생활이 불편하지도 않고, 고통스럽지도 않을 수 있다. 별것 아니라고 방치하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는 없어야 겠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