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본사조직 전격해체…현장으로

"現 시스템으론 위기 못넘어" … 서초 新사옥 두달만에 임대 전환
삼성전자가 본사 조직을 사실상 해체,현장 사업장으로 이전하는 조직혁명을 단행한다. 전통적으로 '관리의 삼성'으로 불려온 삼성이 '관리'의 핵인 경영지원총괄 조직을 분해키로 함에 따라 그룹 전반에 적잖은 충격파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신사옥(서울 서초동) 입주가 불과 두달여전인 지난해 11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이번 인사를 통해 구현하려는 변화의 방향이 일반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15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00여명에 달하는 본사(경영지원총괄) 조직 대부분의 임직원들을 △수원(디지털미디어총괄 정보통신총괄) △기흥 · 화성(반도체총괄) △탕정(LCD총괄) 등 주요 사업부 총괄이 자리잡고 있는 현장으로 분산 배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본사 조직에는 인사팀 감사팀 경영혁신팀 경영지원팀 재경팀 IR팀 법무팀 홍보팀 등이 있으며 업무의 성격을 따져 최소한의 인원만 서초동 사옥에 남게된다. 일차적으로 수원사업장에 많은 인력들이 배치될 예정이지만 각 팀내 업무의 특성에 따라 다른 사업장에도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이전으로 비게되는 신사옥 사무실은 외부에 임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단순한 사무실 이전이 아니라 주요 사업총괄이 본사 인력을 흡수하는 형태"라며 "목표는 단 하나,주요 사업부의 경쟁력 향상"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주요 사업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왔던 경영지원 총괄조직을 현장 조직으로 내보내는 조치를 단행하는 것은 최근 경영환경과 성과에 대한 그룹 수뇌부의 위기의식이 최고조에 달해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2000년 이후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삼성의 경영시스템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삼성 소식통들은 전했다. 핵심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도 임원 부서장 등 본사 간부급 30%를 영업일선에 투입할 것으로 전혀졌다.

한편 빠르면 16일 오전 단행될 사장단 인사에선 50대 중반의 부사장들이 대거 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준희 삼성증권 부사장은 에스원 사장,최주현 삼성코닝 부사장과 박오규 삼성토탈 부사장은 각각 삼성에버랜드와 삼성BP화학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953~1954년생들로 50대 중반이다.

조일훈/송형석/김현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