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거성공업(주)‥철강 토목재 제조 30년…"부채 안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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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의 한파가 매섭다. 수십년 전통의 중견기업들마저도 꽁꽁 얼어붙은 시장상황에 맥을 못 추고 개점휴업 상태다. 극단의 상황을 피하고자 은행 문을 두드리지만 한층 높아진 대출 문턱은 넘는 것조차 버겁다. 그야말로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인 요즘이다. 하지만 올해로 설립 30년째를 맞은 거성공업㈜(회장 제성환)은 이런 총체적 불황 속에서도 인내하면서 버텨나가고 있다. 물론 고강도 콘크리트를 소재로 한 토목자재 철강제품 제조에 주력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급등이나 건설경기 하락의 여파를 타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물량이 절반이나 줄었다. 그런데도 긴축재정을 할 만한 큰 손실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 제성환 회장의 설명이다. "부채가 없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겠죠. 은행권이나 정부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회사의 이익으로 운영하는 사업방식을 고수해왔으니까요. "빚이 없다는 것은 부도 위기를 겪은 적이 지금껏 단 한번도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산도 세 번은 변했을 30년이란 세월 동안 이 회사는 꿋꿋하게 내실이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1980년 개인사업체일 당시 6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는 현재 500명으로 불어났다. 대부분의 직원은 10년 이상을 동고동락하고 있는 장기근속자들이다. 철강제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창업 당시 제 대표는 철 자재 구입을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직접 발품을 파는 노력을 통해 첫 해 매출 신장률 1000%라는 신화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종업계가 줄줄이 문을 닫던 지난해에도 10% 알짜 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아무리 내실이 탄탄한 기업이라도 외부에서 뜻하지 않은 문제가 돌출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 이 회사의 어려움은 설립 3년째가 돼서 찾아왔다.

"거래처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딱 한 번 큰 손실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책임감이 강하게 밀려오더군요. 한창 성장하고 있는 기업인데 크게 펴보지도 못하고 접을 수는 없잖습니까.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보자고 마음먹었죠."

제 회장은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열정을 갖고 노력하면서 다행히 위기를 잘 넘겼고,그 때의 상처가 굳은 살이 돼서 지금의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회고한다. 거성공업㈜은 현재 국내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시장점유율이 90%까지 오르기도 했지만,제 회장이 타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안정적으로 50%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사업체로는 2000년 설립한 전국 규모의 자동차 범퍼 AS 지원센터와 중국 베이징의 식품회사가 있다. 거성공업㈜은 지금까지 내수 100%의 매출구조를 유지했지만 올 6월부터는 수출도 개시할 예정이다. 첫 수출지는 중국 베이징으로 정했다. 제 회장이 현지에서 식품회사를 경영하며 쌓은 인맥과 영업노하우를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다.

"성공 포인트는 책임감과 열정입니다.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책임의식을 갖고 스스로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기업을 운영한다면 위기 속에서도 꼭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