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씨엔아이,‘멀티플레이어 육성’으로 성장세 괄목

현대건설에 의존하던 회사가 제약회사에도 제품 판매
직원들 대부분 여러 업무 소화해내는 멀티플레이어들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씨엔아이가 1인 다기능 보유를 위한 자체 재교육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2007년 1월 현대건설의 정보통신(IT) 자회사로 출범한 현대씨엔아이는 설립 2년만인 지난해 183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업초년도에 비해 3배에 육박하는 실적을 보였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205억원이다.

현대씨엔아이는 △건설분야 IT컨설팅 및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시스템 네트워크 개발 △시스템 유지보수 △시스템 인테그레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설립초창기에는 현대건설의 매출 의존도가 높았다. 우수 전문인력들의 이직률도 높았다.

현대건설은 자회사의 변화를 요구했다. 독립채산제에다 별도 급여체계를 도입해 IT전문회사로 거듭나도록 유도했다.이후 현대씨엔아이는 사내 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쌓아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교육 목표는 직원들을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로 육성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축구팀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낼 수 있는 선수가 멀티플레이어다. 영국 프로축구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 선수도 멀티플레이어로 손꼽히고 있다.

현대씨엔아이는 외부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지만 사내에서 특정분야 전문인력이 다른 직원들을 교육시키기도 한다. 소규모 스터디그룹을 통해 사내 교육을 진화시켜 나갔다.그 결과 현대씨엔아이에서는 회계 담당직원이 자재조달이나 시스템 애프터서비스 업무를 맡기도 한다. 현대씨엔아이 나정윤 부장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멀티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교육효과는 영업력 증대로 이어져 주로 건설분야 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했던 이 회사는 제약회사에도 ERP 시스템을 팔고 있다. 영업분야도 멀티(다양화)가 된 셈이다. 현대건설에 대한 매출의존도는 50% 밑으로 떨어졌다.

회사 설립 2년만에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직원수(70여명)는 그대로다. 다시 말해 생산성이 같은 기간동안 3배 정도 올라갔다는 의미다.현대씨엔아이는 올 1월 현건C&I라는 옛날 이름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다. 사명 변경을 계기로 △건설과 IT의 융합기술 개발 △홈 오토메이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