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 개막] 금융위기후 새로운 국제질서 찾는다
입력
수정
41개국 정상급 인사 등 91개국 2500여명 참석"'브레턴우즈Ⅱ'를 넘어 '브레턴우즈Ⅲ'를 준비하라."28일부터 2월1일까지 스위스 겨울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 주최로 열리는 '2009 다보스 포럼'의 화두다.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감독하고 규제할 수 있는 강력한 체제와 기구를 만들자는 '신 브레턴우즈 체제' 논의에 그치지 않고,금융위기가 몰고올 전혀 새로운 금융시스템에 걸맞은 미래의 금융질서를 모색해 보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핵심이다.
29일 전경련 주최 '한국인의 밤' … 최태원 회장이 제안
◆글로벌 금융시스템 재편 논의'위기 이후의 세계질서 개편(Shaping the Post-Crisis World)'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다보스 포럼에선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 △글로벌 경제의 성장 회복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글로벌 거버넌스(관리) 보장 문제 등이 주요 의제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 포럼 창립자 겸 WEF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가운데서 위기 탈출 방안과 새로운 세계질서의 청사진을 모색해 본다는 점에서 40년 가까운 다보스 포럼의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한승수 국무총리,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원자바오 중국 총리,아소 다로 일본 총리 등 41개국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91개국에서 2500여명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인해 다보스 포럼의 위상이 예전만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차원의 위기관리나 문제해결 방식이 타격을 입은 데다,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1인당 5만달러에 달하는 비싼 참가비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신임 재무장관이 모두 불참한다. 대신 발레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이 정부대표로 참석한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쫓겨난 존 테인 전 메릴린치 CEO 등 월가의 CEO들도 줄줄이 다보스행을 취소했다. ◆전경련 주최 '한국의 밤' 열려
한국에선 한 총리 외에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과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조현상 효성 전무 등이 참가한다. 전경련은 개막 이틀째인 29일 세계 각국의 지도자급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한국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과 관련된 행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SK그룹이 후원하는 이 행사엔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아람코 회장,로버트 스티븐스 록히드마틴 회장,클라이멘트 벨쉬크 도이체방크 회장,리처드 노드 골드만삭스 부회장을 비롯한 외국 저명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김신배 SK C&C 부회장,유정준 SK에너지 해외사업부문(R&C CIC) 사장 등 관계사 CEO와 함께 참석해 세계 미래비전을 공유하면서 한국 알리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한국이 경제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해온 최 회장이 전경련에 한국의 밤 행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경련 측은 "국내 정 · 재계 인사들과 해외 유력 인사들의 만남을 통해 한국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라며 "금융 정보통신 에너지 분야에서 국가 간 또는 기업 간 다양한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이정호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