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라세티, 판매 돋보이네

지난달 중대형차 부진 속 소형차 선전
불황 여파로 소형차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차값이 비싼 데다 기름도 많이 먹는 중 ·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크게 줄고 있지만,준중형급 이하 일부 소형 차량은 판매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의 소형차인 베르나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700대가 팔려 지난해 1월 대비 53.2%,작년 12월에 비해선 36.2% 급증했다. 아반떼도 지난달 국내에서 6517대가 팔렸다. 경기가 좋았던 작년 1월(8319대)보다는 21.7% 줄었지만,불황이 본격화된 작년 12월(5740대)에 비해선 13.5% 증가한 것이다.

경차 클릭은 내수 판매량이 385대로 전월 대비 5.2% 늘었다. 현대차의 1월 전체 내수판매가 전년 1월 대비 31.8%,전월 대비 14.8% 줄어드는 최악의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이들 소형차 3인방은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반면 중형차인 쏘나타는 지난달 6613대가 팔려 전년동기(-52.6%)에 비해서는 물론 전월(-26.6%)보다도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준대형차인 그랜저와 SUV인 싼타페도 전월 대비 각각 29.5%와 32.3%씩 판매가 줄었다.

GM대우자동차도 상황이 비슷했다. 작년 11월 출시된 라세티프리미어는 준중형급이라는 장점에 신차 효과가 가세하면서 지난달 3016대가 판매됐다. 전월(2058대)보다 46.6% 급증한 것이다. 이 회사 경차 마티즈도 같은 기간 내수판매가 1682대로 전월 대비 9.8% 늘었다. 하지만 중형차인 토스카와 SUV 윈스톰은 전달보다 11.4%와 10.4% 판매가 줄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전체 내수 판매량이 전달 대비 15.2% 줄었지만 소형차 판매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차 프라이드는 지난달 1227대가 판매돼 전달 대비 6.9% 줄어 가장 선전한 차종으로 꼽혔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준중형급인 SM3(-6.5%)가 중형차인 SM5(-14.8%)나 SUV QM5(-22.0%)보다 판매감소율이 낮았다. 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 침체로 국산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지만 값싸고 연비 좋은 소형차는 틈새시장을 형성하면서 비교적 잘 팔리는 흐름"이라며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