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투자심리 살릴까 '촉각'

이번 주 뉴욕 증시의 최대 관심은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이 9일 발표하는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의회의 사용 승인을 받은 35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2차분 사용계획을 포함한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구제금융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오바바 정부는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부실자산 때문에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금융사를 먼저 구제해야 한다고 보는 만큼 포괄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정책 지원에 힘입어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 주식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반대로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거나 투자자들 사이에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 은행주가는 곤두박질칠 수 있다. 논란 끝에 민주당과 공화당 간 7800억달러 규모로 합의를 본 정부의 경기부양 방안이 주초 상원을 통과하게 되면 경기부양 효과를 두고 다양한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켜 경기회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국민 세금만 허비하고 결국 재정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실업 증가 등 이미 드러난 경제 관련 통계보다는 정부의 정책효과에 따른 경기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식을 사고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 놀트 힌즈데일어소시에이츠 투자담당 이사는 "경제가 당장 호전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 등 60개 기업의 실적발표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악화된 기업실적과 전망이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전체 시장 분위기를 짓누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수익 분석기관인 톰슨파이낸셜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309개 S&P 편입 기업을 분석한 결과 작년 4분기 기업들의 평균 수익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톰슨파이낸셜이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톰슨파이낸셜 측은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4분기 수익률이 35%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전망도 대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다. 올 1분기의 경우 수익률이 28%가량 떨어질 전망이며,2분기에는 25%,3분기에는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실적 예측기관들은 4분기부터 기업들의 실적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제 관련 지표 중에는 12일 발표되는 1월 소매판매지수가 주목된다. 실업 증가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일제히 지갑을 닫은 상황에서 올 들어서도 소매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에는 지난해 12월 무역통계를 발표한다.

이 밖에 10일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하원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사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출 프로그램 등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