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버 "美 '바나나 공화국'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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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수출 의존 중남미 小國 빗대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가 미국이 짐바브웨 같은 초인플레이션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바나나 등 1차 상품의 수출에 의지,외국 자본에 좌지우지되는 '바나나 공화국'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 200% 시대 온다" 경고
'닥터 둠'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파버는 지난 6일 CNBC방송에 출연,미국 정부의 통화정책을 천문학적 인플레이션으로 유명한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에 비유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미국에 '짐바브웨 학파'라는 전혀 새로운 학파가 등장했는데 이 학파는 자신의 나라를 궁핍화시킨 세계의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에 의해 설립됐다"며 미국이 추구하는 통화정책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돈을 무제한 찍어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이 결국 미국의 정치 · 경제적 영향력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아니지만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부채를 감안할 때 채무불이행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2년 전 발표한 '미국은 바나나 공화국이 되는가'라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미국이 점차 바나나 공화국의 특징을 갖춰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바나나 공화국은 중남미 소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전제주의적 정치체제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 △부의 양극화 등이 특징이다. 그는 "이런 요인으로 인해 미 국채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 회사채 등급은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