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의 日 자민당…54년만에 정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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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정권, 최악 경제난에 도덕성에도 상처일본에서 54년 만에 자민당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리고 야당으로의 수평적인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후 최악으로 불릴 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아소 다로 총리의 실책이 이어져 정권이 바뀌어야 무사안일에 빠진 일본사회를고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월 이후 총선 가능성…민주 오자와 지지율 앞서
◆사실상 막내리는 아소 내각일본에서 내각 지지율은 총리의 진퇴와 연결된다. 총리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면,총리 스스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지지율이 20%도 안 되는 총리가 선거를 치러 다수당이 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니혼TV 조사에서 아소 내각 지지율은 9.7%까지 추락했다. 2001년 모리 요시로 총리의 퇴진 직전 지지율 8.6%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다.
아소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뚜렷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일본 경제성장률이 작년 4분기 -12.7%(연율 기준)로 뒷걸음칠 정도로 악화되고 있으나 정책 실기를 자주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지난 주말 로마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술에 취해 횡설수설한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을 감싸고 돌면서 '좀비(무사안일주의) 정권'이란 얘기마저 나왔다. 이달 초에는 고이즈미 내각의 최대 치적인 우정민영화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으로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받았다.
일본은 참의원(일종의 상원)과 중의원(하원) 양원제다. 야당인 민주당은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해 오는 9월10일 임기 만료되는 중의원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완전한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 ◆고이즈미, '킹 메이커'역할 가능성
1955년 11월 자민당 출범 후 처음으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언론들은 보고 있다. 1993년 8월부터 10개월 동안 비자민당 연립정권이 정권을 잡았지만,당시는 여당 이탈 세력과 야당이 모여 정권을 잡아 수평적인 정권 교체가 아니었다. 정가에서는 4월 중순 2009년도 예산안과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자민당이 새 총리를 뽑고,총선을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가 여당 후보들을 크게 앞서 가 유리한 상황이다. 차기 총리감 후보 조사에서 오자와 대표가 40.6%로,아소 총리(16.3%)를 크게 앞섰다. 18일 교도통신의 '바람직한 정권구조'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중심'이 53.4%를 기록한 반면 '자민당 중심'은 28.1%에 그쳤다. 자민당도 대세 반전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2006년 정계 은퇴까지 선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대타론'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작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아소와 경합했던 고이케 유리코 전 방위상을 밀 것이란 얘기도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와 가까운 나카가와 히데나오 전 간사장과 요사노 가오루 재무 · 경제재정 · 금융상 이름도 거론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