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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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열리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 등 13개 부문 후보에 지명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80세의 나이로 태어나 시간이 갈수록 젊어지는 한 남자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거꾸로 흐르는 노화 과정은 불가능하며 노화와 죽음은 체계적이고 프로그래밍된 유전적 설계에 의해 일어나는 필연적 결과라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포스텍(POSTECH)은 남홍길 생명과학과 교수(51)팀이 식물을 이용해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있던 생명체의 노화 및 죽음을 관장하는 생체 회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0일자에 게재됐다. 사이언스는 이번 연구를 주목할만한 논문으로 소개하며 "생물체 내 일련의 신호들이 식물 잎의 죽음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한국 연구자들이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노화는 생명체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발달 과정이지만 생명체 노화의 유전적 조절 회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규명된 바가 거의 없다. 연구팀은 애기장대 연구를 통해 노화와 관련된 3개의 유전자 ORESARA1(오래살아1 · ORE1),EIN2,miR164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 생체회로의 조절이 노화의 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 식물에 노화 및 죽음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견고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애기장대의 유전자들중 돌연변이로 ORE1 유전자가 깨지게되면 죽음이 지연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식물이 나이가 들어감에따라 EIN2유전자의 활성으로 ORE1 전사체 양이 증가하면서 노화 및 그에 따른 죽음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노화와 죽음에 관련된 생체회로들이 ORE1 전사체 양을 조절해 노화와 죽음을 조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 식물에서는 ORE1 전사체의 양이 적고 모두 miR164에 의해 분해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EIN2가 miR164의 분해를 막음으로써 ORE1의 양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 교수는 "ORE1의 증가를 막는 경우 식물의 수명이 20%가량 연장됐지만 노화와 죽음의 과정은 계속됐으며 이는 또다른 복잡한 노화 매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는 식물이 나이가 들면 노화 및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며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을 비롯한 다른 개체의 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용어풀이
◆애기장대=고등식물중 최초로 게놈염기 서열 분석이 완료된 식물로 발아해 다음 씨가 맺힐 때까지 1세대 기간이 약 8주로 짧다. 또 화학물질을 쓰면 다양한 형태의 돌연변이체를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어린잎에서는 EIN2 유전자가 ORE1 유전자를 적게 발현 시키는 동시에 miR164 유전자가 활성화로 ORE1 전사체가 분해돼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반면 나이든 잎에서는 EIN2가 miR164의 발현을 막음으로써 ORE1의 양이 늘어나 노화와 죽음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같이 거꾸로 흐르는 노화 과정은 불가능하며 노화와 죽음은 체계적이고 프로그래밍된 유전적 설계에 의해 일어나는 필연적 결과라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포스텍(POSTECH)은 남홍길 생명과학과 교수(51)팀이 식물을 이용해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있던 생명체의 노화 및 죽음을 관장하는 생체 회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0일자에 게재됐다. 사이언스는 이번 연구를 주목할만한 논문으로 소개하며 "생물체 내 일련의 신호들이 식물 잎의 죽음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한국 연구자들이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노화는 생명체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발달 과정이지만 생명체 노화의 유전적 조절 회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규명된 바가 거의 없다. 연구팀은 애기장대 연구를 통해 노화와 관련된 3개의 유전자 ORESARA1(오래살아1 · ORE1),EIN2,miR164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 생체회로의 조절이 노화의 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 식물에 노화 및 죽음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견고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애기장대의 유전자들중 돌연변이로 ORE1 유전자가 깨지게되면 죽음이 지연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식물이 나이가 들어감에따라 EIN2유전자의 활성으로 ORE1 전사체 양이 증가하면서 노화 및 그에 따른 죽음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노화와 죽음에 관련된 생체회로들이 ORE1 전사체 양을 조절해 노화와 죽음을 조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 식물에서는 ORE1 전사체의 양이 적고 모두 miR164에 의해 분해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EIN2가 miR164의 분해를 막음으로써 ORE1의 양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 교수는 "ORE1의 증가를 막는 경우 식물의 수명이 20%가량 연장됐지만 노화와 죽음의 과정은 계속됐으며 이는 또다른 복잡한 노화 매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는 식물이 나이가 들면 노화 및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며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을 비롯한 다른 개체의 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용어풀이
◆애기장대=고등식물중 최초로 게놈염기 서열 분석이 완료된 식물로 발아해 다음 씨가 맺힐 때까지 1세대 기간이 약 8주로 짧다. 또 화학물질을 쓰면 다양한 형태의 돌연변이체를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어린잎에서는 EIN2 유전자가 ORE1 유전자를 적게 발현 시키는 동시에 miR164 유전자가 활성화로 ORE1 전사체가 분해돼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반면 나이든 잎에서는 EIN2가 miR164의 발현을 막음으로써 ORE1의 양이 늘어나 노화와 죽음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