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2기' 출범 … 전경련의 선택은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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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출범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석래호(號) 2기'의 핵심 기조는 '안정'과 '저변 확대'로 요약된다.
전경련은 이날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시작한 지 40여분 만에 조석래 회장과 정병철 상근 부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했다. 효성그룹 총수인 조 회장은 2007년 3월19일 중도 퇴임한 강신호 전 회장의 뒤를 이어 31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했었다. ◆정부 · 재계 가교역할 '탄탄한 리더십'
조 회장은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데 주력해 성과를 거뒀고,재계의 현안과 목소리를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찌감치 연임이 예견돼왔다. 전례 없는 경제 위기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각자 회사 경영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정부와 재계의 가교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하는데 조 회장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 '대안부재론'을 대세로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을 새 회장단에 참여시키며 저변도 확대했다. GS그룹과 STX그룹은 공정거래위가 집계한 재계순위에서도 각각 7위와 15위로 재계의 본산인 전경련 회장단에 참여할 만한 조건을 갖췄다. 허 회장은 2007년 12월28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간담회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재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강덕수 회장도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한 · 중재계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석하는 등 전경련 활동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전경련 회장단 회의 참석률이 떨어지는 등 활동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저변을 확대해 회장단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자리 늘리려면 노동유연성부터 높여야"
32대 전경련 회장에 재추대된 조석래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노동시장 개선을 지목했다. 조 회장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시장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며 "산업공동화를 막고 일자리를 지키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시장에 나가 비즈니스를 하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싸워 이길 사람이 필요하다"며 "획일적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는 교육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환경을 개선시키려 노력해온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조 회장은 "현 정부는 규제완화,일자리 창출,투자 촉진을 위한 세금 감면 등의 정책을 통해 기업 친화적인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돌고 있는 3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동유럽 등의 위기와 한국은 다르며,우리 기업들은 10년 전 위기의 교훈을 바탕으로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그는 "경제주체들이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이겨내기만 하면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성장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