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홍 前 경총 부회장 "노동운동은 정치와 거리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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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원하는 것 얻을 수 있어"지난 9일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재계의 노동전문가로 꼽히는 조남홍 한국경영자총협회 고문(73)을 만났다. 조 고문은 최근 지난 10년간 경총 부회장으로 근무하면서 겪어온 격동의 노사관계를 뒤돌아본 회고록 '파업윤리가 필요하다'를 펴냈다. 조 고문은 12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출간기념회를 연다.
노사관계 회고록 펴낸 조남홍 前 경총 부회장
그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노사문제에 관한 한 재계의 대변자였다. 복수노조 허용,노조전임자 급여 지급문제….수없이 많은 노동계의 이슈가 그의 손을 거쳐갔다. 조 고문은 자리에 앉자마자 주저없이 "이제는 정말 노동운동 방식이 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라는 말 대신 '근로자 대중'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근로자들이 정치적인 이슈와 집단감정에 쉽게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노동운동가들이 근로자 집단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뜻에서 이름붙였다"고 했다.
조 고문은 원칙론자다. 그래서 재계와 노동계 양쪽에서 질타를 많이 받기도 했다. 김영삼 정부 때의 일이었다. 조 고문은 복수노조 허용 문제를 들고 나섰다. 그가 앞장서 복수노조를 허용하게 해달라는 운동을 펼치자 기업들로부터 "기업을 어렵게 한다"는 비난을 들었다. '이상한 사람'이란 말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한 복수노조는 허용하는 것이 맞다"고 못박았다. 대신 전제를 달았다. 노조 전임자의 급여를 회사가 지불하도록 하는 것을 동시에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위해서는 급여를 노조원들로부터 받아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그는 이런 뜻에서 책 이름을 '파업윤리가 필요하다'로 붙였다고 했다.
조 고문은 "회고록에 우리나라의 노사관계 실화를 담았다"며 "보다 긍정적인 노사관계를 위한 도움서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