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춘곤증·군살·스트레스…요가로 훌훌 날려요


춘곤증으로 연신 하품을 해대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나른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봄철을 맞아 신진대사 속도가 빨라져야 하지만 겨우내 차가운 날씨와 운동 부족으로 근육의 유연성과 탄력이 떨어져 체내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땐 스트레칭 요가 필라테스 등으로 근육의 유연성과 탄력을 높여주면 근육 · 혈관 · 신경 사이의 공간이 넓어져 신진대사가 촉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직된 몸을 풀면 정신이 맑아지고 체형은 균형을 잡아가게 된다. 운동량이 적어보여도 수련법을 정확히 익혀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유산소운동 못지않게 심폐능력 및 근력도 강화된다.

인체는 체중의 51%를 차지하는 761개의 근육이 빈틈없이 감싸고 있으며 이 중 541개의 근육이 몸을 움직이는 데 사용된다. 스트레칭의 궁극적 효과는 동작에 사용되는 근육의 길이를 늘여주고 뻣뻣해진 관절을 풀어주며 조직 사이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다. 기지개를 켤 때처럼 근육과 관절을 최대한 펴고 10~15초 정도 그 자세를 유지한 뒤 다시 천천히 되돌리는 것이 기본 원리다. 장기간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특히 허리나 하체)이 굳고 운동범위도 제한되므로 조심스럽게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자가운동으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병원에서 온열 · 물리치료를 받으며 스트레칭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반동을 이용하거나 갑작스러운 동작은 근육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부드럽고 천천히 실시한다.

인도에서 출발한 요가는 본래 해탈(깨달음)을 위한 수련이다. 근육을 늘이고 마음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내므로 '영혼이 담긴 스트레칭'이라 할 수 있다. 요가의 3요소는 집중 호흡 동작이다. 긍정적인 자세로 즐겁게 해야 한다. 헬스클럽에서 혼자서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지루하고 다소 고통스럽지만 요가는 뜻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하기 때문에 재미가 있다. 요가를 할 땐 마음의 에너지를 써서 단전을 통해 깊은 호흡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순환기 호흡기 신경계 내분비계가 정화되고 스트레스가 풀리며 감정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확한 동작을 익혀 끈기있게 수련해야 한다. 동작이 틀리면 효과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요가는 체형미 가꾸기,다이어트,피부미용을 위한 운동으로도 좋다. 여러 '아사나'(체위)를 취해 전신을 스트레칭하기 때문에 비뚤어진 자세를 바로잡고 각선미를 가꾸는 데 도움이 된다. 아사나의 80%가 척추운동이므로 중추신경계를 활성화시켜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요가는 움직임이 적어 유산소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웃자이'호흡법 등으로 30분 이상 요가를 하면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 것 못지않게 많은 양의 산소를 태울 수 있다. 내장을 활발하게 움직여 체내 노폐물과 복부지방이 빠져나가게 하므로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요가의 일종인 '빈야사'요가나 '아쉬탕가'요가는 근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요가를 하면 다이어트에 쉽게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 다른 운동과 식사요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수련을 게을리하고,식사량도 줄이지 않으면서 요가는 살이 빠지지 않는 운동이라고 불평하는 건 무리다.

필라테스는 독일계 미국인인 조지프 필라테스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당한 군인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한 근육 강화 운동의 하나다. 요가 근력운동 기공 발레 등의 장점을 따왔다. 복부 허리 엉덩이 등 이른 바 '파워 하우스'를 강화시키고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해준다.

요가에 비해 따라하기 어렵고 템포가 느리며 단순 반복적인 동작이 많아 지루하게 느껴지는 게 단점이다. 요가는 원과 전체적인 균형을 지향하지만 필라테스는 직선적이며 미세한 근육의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또 복근(단전)으로 호흡한다는 점은 같지만 요가는 코를 이용해 들숨과 날숨을 쉬는 반면 필라테스는 들숨은 코로,날숨은 입으로 하는 게 다르다. 요가나 필라테스는 단순한 스트레칭이 아니고 엄격한 법칙이 있다. 정확하게 배워야 한다. 또 심화과정에 들어가야 비로소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혼자 수련하거나 일반과정에 머무르는 수준이라면 효과에 한계가 있다. 아울러 항상 웃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지니되 남과 비교하거나 무리한 동작을 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김국성 한국힐링요가협회장

박윤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