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잡] (9) 서비스산업 규제를 혁파하라‥"의료관광 특수 온다" 강남ㆍ명동 병원들 직원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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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환자 유치ㆍ알선 5월부터 허용서울의 강남 명동 신촌 잠실과 경기 분당 등 5곳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아름다운나라 피부 · 성형외과는 조만간 일본어 통역이 가능한 외국인환자 전담 코디네이터(병원 치료 과정에서 통역과 상담,수속,안내 등을 맡는 직원)를 4명 뽑을 계획이다. 오는 5월부터 외국인 환자에 대한 유인 · 알선(광고를 통해 환자를 모으고 병원과 연결해 주는 행위)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본인 환자수가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리치료사 피부관리사 테라피스트 마사지사 행정직원 등도 더 늘려야 한다.
여행사ㆍ숙박업체ㆍ식당도 큰 기대
이상준 원장은 "뛰어난 의술에 비해 진료비나 수술비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의료법 개정으로 병원과 여행사의 적극적인 환자 유치 활동이 가능해져 마음껏 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료법 개정 전에는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에게 소개 알선 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돼 있었다. 외국인 환자를 모집하기 위해 광고를 대행해도 불법,공항으로 마중을 나가도 불법,여행사가 병원에 환자를 소개하고 수수료를 받아도 불법이었다.
이런 규제에 가로막혀 강남 명동 등지의 유명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등은 "싸고 잘한다"는 입소문을 듣고 알아서 찾아오는 외국인 환자만 받거나 불법을 감수하며 외국인들을 모셔올 수밖에 없었다. 외국 현지 여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료관광 연계상품을 내놓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25조원(2008년 기준)에 이르는 서비스수지 적자를 개선하겠다면서도 현실을 못 따라가는 법은 바로잡지 않고서 '공염불'만 해왔다는 얘기다.
외국인 환자를 맞을 준비에 바쁜 곳은 병원뿐만이 아니다. 의료관광 전문업체와 인근 숙박업소,식당 등도 관련 특수에 대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의료관광 전문업체는 국내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고자 하는 외국인 환자에게 유능한 의료진을 연결해 주고 환자와 동반 가족들의 국내 체류 및 관광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여행사에서도 관련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나고야지점의 스즈키 나오카쓰씨는 "일본 현지에서 영업하는 한국계 K여행사가 최근 '예뻐지는 서울'이라는 상품명으로 3만9800엔부터 7만9800엔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한국 미용 · 의료관광 상품을 출시했다"며 "최근 일본 정부로부터 정액급부금을 지급받은 일본인들을 끌어들이려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일본인들이 들어오면 당연히 한국에서 이들을 안내할 가이드,운전기사 등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근처 숙박업소도 의료관광 덕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름다운나라 강남점은 주변 레지던스호텔 4곳과 제휴를 맺고 있는데 외국인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제휴업체를 더 늘릴 계획이다. 식당들은 일본어 메뉴판을 갖추느라 분주하다. 정부는 해외 환자 10만명을 더 유치하면 9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나타나고 6000명의 신규 고용이 생겨날 것으로 추산했다.
김평정 기자 pj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