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재테크] 줄줄 새는 수수료 막으려면…"은행 단골고객이 돼라"

'인터넷 뱅킹 수수료,모바일 뱅킹 수수료,자동화기기(CD · ATM) 수수료,수표 발행 수수료'

불황기 재테크의 첫걸음은 은행 수수료를 절약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총 100가지가 넘는 은행 수수료의 대부분을 면제받지 않고서는 여기저기서 줄줄 새는 돈을 막을 수 없다. 은행 수수료 면제 조건은 신용카드나 전자통장 이용,급여 이체,펀드 불입 등 매우 많다. 부지런한 고객이라면 은행별로 수수료 면제 조건을 충족시키면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을 수 있다.

그게 번거롭다면 한 은행의 단골고객이 되는 게 좋다. 한 은행에 거래를 집중해 가장 높은 고객등급에 올라 수수료를 면제받거나 할인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우대 고객을 4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대 고객 중 가장 낮은 등급인 '프리미엄 스타'는 9개의 수수료만 면제받지만 가장 높은 등급인 'MVP 스타'로 올라서면 35가지 수수료가 무료다. 이 등급이 되려면 3개월 동안 예금 평균 잔액(이하 평잔)이 3000만원 이상이고 국민은행 거래를 통해 적립된 KB평점이 1만점 이상이어야 한다.

신한은행도 3개월 평잔 1억원 이상이거나 신한은행 자체 포인트인 탑스 점수가 2000점 이상이면 거의 대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일정 조건만 충족해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 상품도 많다.

다른 은행의 수수료까지 면제해 주는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씨티원 통장'과 HSBC의 '실세금리저축예금'이 대표적이다. 씨티원 통장은 급여이체를 하거나 월 평잔을 90만원 이상 유지하면 전국 모든 은행의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씨티은행 ATM 수수료 면제 횟수는 제한이 없다. 타 은행 ATM의 경우는 출금수수료가 월 8회까지,이체수수료는 월 5회까지 무료다. HSBC는 은행 거래 실적이 1억원 이상인 '프리미어'고객이 '실세금리저축예금'에 가입하면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은 월급통장을 만들어 급여이체를 하면 인터넷 뱅킹과 ATM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최근에는 급여이체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전자통장 개설,관리비 이체 등 수수료 면제 조건이 더욱 완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급여이체를 하면 인터넷뱅킹 및 자동화기기 수수료 등을 받지 않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KB 스타카드'나 '우리 V카드'같은 은행 차원에서 미는 주력 카드를 발급받아 일정액 이상을 결제하면 고객에게 수수료를 전면 면제해 주고 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급여이체 계좌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전용인 닷컴 통장의 평잔이 10만원 이상이면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또 기업고객 전용 온라인통장인 e-기업닷컴통장에 가입하면 연말까지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50% 깎아주고 있다. HSBC의 온라인 전용 보통예금 상품인 다이렉트 뱅킹도 인터넷 뱅킹 수수료가 무료다.

대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대출을 받을 때 내게 되는 담보조사수수료，신용조사수수료 등은 은행별로 달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출액의 0.5~1.5% 정도인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면 대출일로부터 3년이 지난 다음에 갚는 게 좋다. 이 같은 은행별 예금 수수료,외환 수수료,대출 수수료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 자세히 나와 있다.

수수료 못지않게 은행 대출 금리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은행들이 내세우고 있는 우대금리 항목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1.5%포인트를 최대 우대금리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최대 1.3%포인트,1.1%포인트를 감면해 준다. 하나은행의 우대금리 폭은 1.2%포인트다. 은행별 우대금리 항목 중 본인에게 적용되고 있지 않은 부분이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보통 은행들은 신용등급과 신용카드,월급통장 및 인터넷 뱅킹,예적금 및 펀드 가입 여부 등을 따져 우대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결국 본인이 대출을 받은 은행에 모든 거래를 모아야 대출금리를 깎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최근에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급락으로 은행들이 역마진을 보면서 은행에 따라 우대금리를 아예 제공하지 않거나 일부만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