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테러, 한국인 노렸나?

예멘에서 잇따라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가 한국인을 겨냥해 사전에 미리 치밀하게 계획됐던 범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특정 다수를 노린 테러가 아니라 한국인만을 목표로 한 ‘기획 테러’였다는 얘기다.

예멘 내무부는 18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시밤 유적지에 이어 사나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2차 자살폭탄 테러의 목표물은 한국 신속대응팀과 유가족이 탄 차량이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들도 예멘 관리를 인용,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이번 추가 테러의 대상은 한국인이었다”고 전했다.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라고 단언하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곽원호 주예멘 한국대사는 “풍문에 서양 석유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했다고 하는데 테러범들이 범행 대상을 착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이슬람 과격세력이 굳이 한국을 표적으로 삼을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테러의 희생자들이 선교활동 목적의 기독교인들이 아니고 단순 관광객이었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알 카에다는 2004년 미국 영국 등과 함께 한국을 주요 공격 목표로 제시한 적이 있다. 또 최근 한국이 알 카에다의 주요 활동 근거지로 지목되고 있는 소말리아에 청해부대를 파병한 것이 과격 테러단체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한국정부가 오는 6월부터 예멘의 천연가스를 수입키로 하면서 최근 들어 현지 언론에 여러 차례 오르내린 점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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